전도연, 폐막식까지 수상자들 돋보이게 뒷걸음질 눈길
OSEN 손남원 기자
발행 2014.05.25 08: 18

“메시 보꾸.” '피아노'로 유명한 제인 캠피언 심사위원장이 기자회견 종료를 선언하자 맨 왼쪽 끝에 앉아있던 전도연이 한숨을 크게 몰아쉬면서 참았던 웃음을 터뜨렸다. 비로소 무거운 심사위원 완장을 내려놓고 배우와 자연인으로 돌아가는 찰나의 해방감이었다.
전도연이 24일 오후 8시 30분(현지시간) 팔레 드 페스티발 3층 프레스룸에서 열린 제67회 심사위원 공동 기자회견을 끝으로 칸 영화제 공식 일정을 모두 마쳤다. 보름간의 고된 일정을 무사히 끝냈다는 뿌듯함과 홀가분함, 약간의 아쉬움이 공존하는 듯 보였다.
전도연은 폐막식 직후 열린 기자회견에서 동료 심사위원들과 돌아가며 심사 배경과 영화를 본 소감을 상세히 밝혔다. “최대한 선입견을 버리고 영화를 봤다”고 말문을 연 그녀는 “감독과 배우의 유명세를 떠나 공정한 마음으로 경쟁작에 오른 18편의 작품을 성심성의껏 보려 했다”고 말했다.

이어 “여기 계신 훌륭한 심사위원들과 영화를 본 뒤 여러 의견을 나눌 수 있게 돼 개인적으로 커다란 영광이었고 평생 기억할 만한 소중한 경험을 하고 가는 것 같다”며 미소 지었다. “TV나 스크린에서만 본 유명한 분들을 이렇게 가깝게 접할 수 있게 돼 신기한 경험이기도 했다”는 말도 했다. 전도연은 동료 심사위원인 중국 지아장 커 감독과 더불어 자국어로 인사와 소감을 밝혔고, 옆에 있던 통역의 도움을 받아 영어와 불어로 동시에 번역됐다.
전도연은 30여분 동안 진행된 회견 내내 질문하는 기자들과 일일이 눈을 맞추며 호응했다. 고개를 끄덕여주며 최대한 경청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한 기자의 질문에 제인 캠피언 위원장이 나서서 “그건 답해줄 수 없다. 여기 있는 심사위원들만의 비밀이다”라고 잘라 말하며 조크하자 파안대소하기도 했다.
이에 앞서 열린 폐막식에서 전도연은 9명의 심사위원 중 한 가운데에 앉아 눈길을 끌기도 했다. 제인 캠피언에 의해 다섯 번째 심사위원으로 호명돼 무대에 등장한 전도연은 우아한 미소와 단정하면서도 맵시 있는 드레스로 가장 큰 박수를 받았다. 한 시간 동안 화사한 미소를 잃지 않았고, 특히 시상자로 나온 소피아 로렌이 등장할 때는 다함께 일어서서 존경의 박수를 보내기도 했다.
폐막식 마지막에 수상자와 심사위원들이 한 자리에 모일 때는 일부러 가장자리로 피하며 수상자들을 돋보이게 해주는 매너를 발휘했다. 7년 전 같은 자리에서 ‘밀양’으로 여우주연상을 받은 뒤 얼떨떨한 표정으로 “봉수아”라는 저녁 인사를 건네며 감격에 젖었던 그녀다.
한편, 올해 칸 영화제 최고 영예인 황금종려상은 터키 누리 빌제 세일란 감독의 ‘윈터 슬립’(Winter Sleep)이 차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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