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간 무수히 많은 게임을 만들어낸 내공은 강했다. 어찌 보면 별것 아닌 딱지치기를 긴장감 넘치는 스포츠 경기로 만들어낸 '런닝맨'이었다.
지난 25일 오후 방송된 SBS 예능프로그램 '일요일이 좋다-런닝맨(이하 '런닝맨')'에서는 그저 동네에서 친구들끼리 즐길 법한 딱지치기를 전국 대회로 그 스케일을 확대하며 손에 땀을 쥐는 긴장감마저 선사해 눈길을 끌었다.
이날 방송에서 멤버들은 전국 각 지역으로 흩어져 대학교를 돌며 제1회 전국 대학생 딱지치기 대회 출전 선수를 선발했다. 각 대학교당 2명의 출전 선수를 선발해야 하는 규정에서 멤버들은 대학별 선발대회를 거쳐 출전 선수들을 엄선했다.

그렇게 모인 21명의 선수는 대회장이 마련된 잠실로 향했다. 선수들뿐만 아니라 자신의 대학 대표 선수를 응원하기 위해 모인 응원단 역시 잠실로 모여들었다. 마치 스포츠 경기장을 보는 듯한 웅장한 경기장과 이러한 경기장을 가득 채운 응원단의 함성은 실제 경기를 방불케 했다.
긴장감 역시 실제 경기 못지 않았다. 사실 따지고 보면 별것 아닌 딱지치기이지만 현장에 모인 이들뿐만 아니라 보는 이들까지 숨죽이게 만들었을 정도. 딱지의 방향에 따라 울고 웃는 선수들의 모습은 이 긴장감을 더욱 배가시켰다.
특히 그 어떤 경기보다 진지하게 딱지대회에 임하는 선수들의 모습이 긴장감의 결정적인 요인이었다. 자타공인 '딱지왕' 유재석은 초반 성적이 부진하자 마음껏 웃지 못하며 긴장된 모습을 보였고 딱지가 넘어가지 않으면 얼굴을 찡그리는 듯 경기에 몰입한 모습을 보였다.
유재석뿐만 아니라 역전승의 주인공이 된 지석진 역시 그 어느 때보다 승부에 불타는 모습으로 재미를 더했으며 개리, 하하, 김종국, 송지효, 이광수 누구 하나 딱지치기를 가볍게 생각하지 않았다. 멤버들과 함께 팀을 이뤄 경기에 참가한 대학생 선수들 역시 마찬가지.
게다가 이러한 모습을 긴장감 있게 담아내고 연출해낸 '런닝맨' 제작진의 내공도 빛을 발했다. 딱지대회를 위해 어마어마한 크기의 세트를 만들어낸 것도, 걸그룹 에이핑크를 축하무대에 오르게 하며 분위기를 달군 것도, 딱지를 치는 멤버들의 생동감 넘치는 표정을 담아낸 것도, 그리고 선수들의 개성을 녹여낸 자막 역시 보는 재미를 증폭시켰다.
그간 '런닝맨'은 수많은 게임을 만들어냈다. '런닝맨'의 대표적인 게임이라 할 수 있는 이름표 떼기는 물론, 이를 이용한 초능력자 대결, 아수라장 포토존 등 콘셉트에 맞춰 다양한 게임을 만들어내 시청자들의 호응을 이끌어냈다.
이처럼 4년간 게임을 만들어낸 내공은 이번 딱지치기에서도 빛을 냈다고 볼 수 있다. 게임에 긴장감을 담아내는 방법을 아는 제작진과 진지하게 임하며 게임의 재미를 더하는 멤버들의 구력이 합해져 평범한 딱지치기도 스포츠가 되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었다.
trio88@osen.co.kr
'런닝맨' 방송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