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미레스, 선수 겸 코치로 컵스와 트리플A 계약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4.05.26 02: 12

12차례 올스타 선정에 빛나는 ‘풍운아’ 매니 라미레즈(42)가 오랜 방황을 마치고 미국 무대로 돌아온다. 물론 메이저리그(MLB) 현역 복귀는 아니다. 시카고 컵스 산하 트리플A팀인 아이오와 컵스의 선수 겸 코치로 계약을 맺었다.
시카고 컵스는 26일(이하 한국시간) 구단 공식 발표를 통해 라미레스와 계약을 맺었다고 밝혔다. 라미레스는 향후 아이오와 컵스에서 선수 겸 타격 코치로 활동하게 된다. 지난 2011년 이후 MLB 및 미국 무대를 떠나 있었던 라미레스는 이번 계약으로 자신의 야구 인생에 새로운 전기를 마련했다.
테오 엡스타인 컵스 사장은 “라미레스가 우리의 조직에 합류한 것을 매우 환영하며 그가 우리의 어린 타자들과 함께 할 과업을 기대하고 있다”라면서 “그는 가장 뛰어난 타자였을 뿐만 아니라 배팅 게이지에서 어린 팀 동료들을 가르치는 능력도 증명이 됐다. 비록 지난 세월 심각한 실수를 저지르기도 했지만 최근 몇 년간은 그의 인생이 긍정적인 방향으로 흐르고 있었다”고 영입 배경을 설명했다.

1993년 클리블랜드에서 MLB에 데뷔한 라미레스는 2011년까지 MLB 통산 2302경기에서 타율 3할1푼2리, 555홈런, 1831타점을 기록한 당대의 슬러거 출신이다. 12차례나 MLB 올스타에 뽑혔고 9번이나 아메리칸리그 실버슬러거에 선정됐다. 보스턴 시절 두 차례(2004·2007) 월드시리즈 우승의 감격도 맛봤다.
그러나 두 차례(2009·2011)나 금지약물 복용으로 50경기씩 출전 정지를 받는 등 선수 생활의 말년은 그다지 깔끔하지 못했다. 2011년 탬파베이를 끝으로 MLB 경력이 마감됐다. 현역 연장에 대한 의지를 불태우기도 했으나 미국의 시선은 싸늘했다. 때문에 그 후로는 멕시코나 대만에서 활약하기도 하는 등 풍운의 세월을 보냈다.
이에 라미레스도 새로운 의지를 불태웠다. 라미레스는 “선수로서의 내 인생이 마지막에 이르렀다는 것을 알고 있지만 나는 다음 세대를 위한 많은 정보를 가지고 있다. 무엇을 해야 하는지, 그리고 무엇을 하지 말아야 하는지를 모두 알고 있다”라면서 “컵스에는 재능이 매우 뛰어난 많은 어린 타자들이 있다. 메이저리그로 돌아갈 수 있을지는 신의 손에 달려 있지만 어린 선수들과 함께 하는 데 초점을 맞출 것이며 그들이 내가 저질렀던 실수를 반복하지 않게끔 할 것이다”라고 각오를 드러냈다.
라미레스는 조만간 아이오와 컵스의 본거지인 애리조나로 가 팀에 합류할 예정이다. 코치직에 확실한 무게가 실린 영입이기는 하지만 만약 라미레스가 트리플A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줄 경우 MLB 복귀에 대한 이야기가 적잖은 화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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