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완의 왼손들, 엇갈리는 희비 쌍곡선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4.05.26 06: 15

수준급 왼손 타자들이 각 팀에 대거 버팀에 따라 그만큼 수준급 왼손 투수에 대한 목마름도 커지는 시대다. 9개 구단이 전지훈련 당시 너도나도 왼손 투수 육성에 사활을 걸었던 가운데 그 당시 기대를 걸었던 왼손 자원들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가능성’을 터뜨리고 있는 선수도, 여전히 기대에 못 미치는 선수도 있다.
전지훈련, 그리고 시즌 초반 기대를 모았던 왼손 투수 중 가장 돋보이는 선수는 유창식(22, 한화)이다. 2011년 신인지명회의에서 전체 1순위 지명을 받고 한화에 입단한 유창식은 데뷔 후 3년 동안 78경기에서 12승21패4홀드 평균자책점 5.76의 성적에 그쳤다. 기대에 못 미친다는 평가였다. 그러나 올 시즌에는 달라졌다. 비록 부상에 조금 발목이 잡혔지만 부상 전까지는 한화 마운드를 이끌어가는 핵심으로 우뚝 섰다.
유창식은 부상으로 2군에 내려가기 전까지 7경기에서 2승1패 평균자책점 3.00을 기록했다. 퀄리티 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도 세 차례나 따냈다. 경기마다 볼넷의 기복이 있다는 점은 다소 아쉽지만 피안타율이 2할2푼9리에 그칠 정도로 막상 제구가 잡히면 공략하기 어려운 투수가 되고 있다. 유창식은 오는 27일부터 대전에서 열릴 NC와의 3연전 중 한 경기에 복귀전을 가질 가능성이 크다. 상승세를 이어나가는 것이 관건이다.

군 복무에서 돌아온 금민철(28, 넥센)도 토종 선발이 부진한 넥센 마운드에 한가닥 위안이 되고 있다. 5경기에서 3승1패 평균자책점 2.84로 선전하고 있다. 좀 더 1군 무대에 적응하면 더 안정적인 내용을 보여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한편 넥센의 좌완 중 가장 뛰어난 잠재력을 자랑하는 강윤구(24)는 여러 차례 지적됐던 제구 문제를 확실하게 다잡지 못하며 고전 중이다. 다만 최근 불펜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만큼 여전히 큰 기대가 걸린다.
이미 철벽 마운드를 구축 중인 삼성의 기대주였던 백정현(27)은 선발과 불펜을 오가며 5경기에서 평균자책점 6.89를 기록하고 있다. 오키나와 캠프에서 가장 뛰어난 모습을 보였던 것에는 못 미치지만 류중일 감독은 여전히 백정현 활용 방안을 폐기하지 않은 채 때를 기다리고 있다. 두산의 5선발감으로 기대를 모았던 정대현(23)도 점차 나아지는 모습이다. 5월 14일 문학 SK전에서는 첫 선발승을 따냈고 그 후 두 차례의 등판에서도 3이닝 동안 실점하지 않으며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반대로 고전하고 있는 선수들도 있다. NC의 대형 좌완 투수로 기대를 모았던 노성호(25)는 1군 1경기 등판 이후 아직 퓨처스리그에 있다. 매년 겨울에 주목을 받고 있던 KIA의 좌완 트리오 박경태(27) 임준섭(25) 심동섭(23)도 아직은 확실한 눈도장은 아니라는 평가다. 박경태는 13경기에서 평균자책점 12.46의 부진 이후 2군에 갔고 심동섭(11경기, 평균자책점 5.06)과 임준섭(9경기, 5.89)의 경기 내용에도 기복이 있다. 다만 그 중 임준섭은 최근 호투로 가장 앞서 나가고 있는 양상이다.
군 복무 시절 뛰어난 활약을 선보여 LG 마운드의 활력소로 뽑혔던 윤지웅(26)은 1군에서 9경기 평균자책점 8.53의 기록을 남기고 있다. 2군에서 한 차례 전열을 가다듬고 올라온 만큼 앞으로의 행보가 더 중요하다는 목소리다. SK의 가장 큰 기대주였던 고효준(31)은 첫 등판이었던 지난 23일 문학 LG전에서 1이닝 7실점의 부진으로 아직까지는 판단 유보 중이다. 이름이 주는 무게감이 다르긴 하지만 롯데는 장원준(5승1패 평균자책점 3.79) 효과를 예상만큼 누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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