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LA(미국 캘리포니아주), 박승현 특파원] LA 다저스가 중견수로 뛰던 외야수 맷 캠프를 좌익수로 더 많이 출장시킬 예정이다. 돈 매팅리 감독은 26일(이하 한국시간) “켐프는 27일 좌익수 훈련을 한 뒤 경기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아침 LA 타임스가 관련 사실을 보도한 뒤 매팅리 감독이 이를 확인해 준 셈이다.
켐프는 필라델피아 필리스와 원정 3연전이 시작된 24일 선발 라인업에서 제외된 데 이어 주말 3연 동안 모두 선발에서 빠졌다. 25일에는 대타로 기용됐지만 경기가 열리는 필라델피아 시티즌 뱅크 파크에서 개인 통산 59타수 22안타(.344)를 기록하고 있어 선발 제외는 이례적인 일로 여겨졌다.
다저스가 켐프를 좌익수로 옮기려고 한 것은 무엇보다도 올 시즌 현저히 떨어진 켐프의 수비능력 탓이다.

켐프는 올 시즌 40경기(선발 출장 34경기)에서 4개의 실책을 범하고 있다. 메이저리그 전체 중견수 중 두 번째로 많은 실책이다. 켐프 보다 하나 더 많은 실책을 범한 시애틀 매리너서의 에이브러햄 알몬티는 이미 지난 5일 마이너리그로 보따리를 쌌다.
기록되지 않은 실책성 플레이도 물론 많다. 류현진의 홈 개막전 선발 등판이자 자신의 시즌 첫 출장이었던 4월 5일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전부터 타구판단 미스, 포구 실수 등을 범했다. 당시 켐프가 제대로 수비만 해줬어도 류현진이 2이닝 8실점(6자책점)하는 참사는 면할 수도 있었다.
가장 최근 중견수로 선발 출장했던 22일 뉴욕 메츠전에서도 동점을 내주는 빌미를 제공했다. 1-0으로 앞선 2회 메츠 커티스 그랜더슨의 중전 안타 때 바운드 된 타구를 잡지 못해 타자 주자의 3루 진루를 허용, 후속 타자 희생플라이로 점수를 내줬다. (당시 선발 그레인키의 비자책 실점)
또 하나는 앙드레 이디어의 타격감 회복이다. 이디어는 올 시즌 외야의 저니맨이었다. 원래 자신의 위치는 우익수 이지만 야시엘 푸이그가 부상을 당하지 않는 한 우익수로 서기는 힘든 상황이다. 이 때문에 중견수, 좌익수를 오갔고 좌투수가 상대 선발로 나오면 벤치에 앉았다. 시즌 초반 타격이 매우 부진했지만 최근 17경기에서 50타수 17안타(.340)를 기록할 만큼 타격감이 회복됐다.
좌익수 칼 크로포드의 부진 역시 켐프의 좌익수 겸업의 원인이다. 크로포드는 현재 타율 .268로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크로포드의 장점인 스피드 역시 도루 1위를 달리고 있는 디 고든으로 인해 팀 타선으로선 아주 절실한 상황이 아니다. 거기다 크로포드는 어깨가 약하다는 단점도 갖고 있다.
이런 점들을 감안 매팅리 감독은 켐프를 좌익수로도 활용하는 방안을 생각한 것으로 보인다.
물론 매팅리 감독은 “켐프가 좌익수로도 출장하겠지만 중견수로도 여전히 기회를 줄 것이다”라고 말해 앞으도 현재 처럼 상대 투수에 따른 외야 플래툰을 계속시킬 것임을 시사하기도 했다. 켐프 대신 중견수로 거론되는 이디어 역시 중견수의 가장 큰 덕목인 빠른 발 이라는 측면에서는 바람직한 선수가 아니다.
켐프는 중견수로 2009년, 2011년 두 차례 골드글러브상을 수상한 바 있다. 하지만 지난 해 왼쪽 발목 수술을 받은 뒤 급격한 수비능력 퇴조를 보이고 있다. 스스로도 23일 메츠전을 마친 뒤 “제대로 점프캐치를 하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 앞으로 수비연습에 치중해야 겠다”고 말한 바 있다. nangapa@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