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여곡절 끝에 아이들은 모두 무사히 경주행 KTX를 탈 수 있었습니다. 둘 씩 짝을 지어 서울역에 스스로 찾아온 대견한 아이들을 보며 아빠들도 기쁨을 감추지 못했죠. 비록 아빠들은 아이들과 기차를 놓치지 않기 위해 달려오느라 금세 잠에 빠졌지만, 아이들은 다 함께 처음 해보는 기차 여행이 즐겁기 때문인지 한자리에 모여 수다를 떨었어요. 이 때 세윤이의 제안으로 맏형이 꺼낸 비장의 카드, 바로 무서운 이야기였습니다.
윤후는 지난 25일 오후 방송된 MBC 예능프로그램 '일밤-아빠!어디가?'(이하 '아빠어디가')에서 함께 기차여행에 나선 동생들에게 무서운 이야기를 해줬어요. 제목은 ‘빨간의 눈치’. 제목부터가 왠지 심상치 않았는데요, 아니나 다를까 동생들의 시선은 모두 이야기를 하고 있는 윤후의 입에 모아졌습니다.
이야기를 시작한 윤후. “어느 사람이 길을 걸어가고 있었어. 그런데 갑자기 벽에 ‘따단, 따단, 따단. 세 번 만에 넌 죽을 것이다’(라고 나오는 거야). 그래서 종이를 찢어버리고 집에 갔어. 그런데 바다가 피 색깔이 된 거야. 무서워서 집에 갔는데 집이 어떻게 됐는지 알아?”

동생들 모두 숨을 죽여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기다렸어요. “장난감도? (검정색으로 바뀌었어?)” 이 때 ‘똘똘이’ 김민율 어린이가 질문을 했어요. “응.” 윤후의 표정에는 잔뜩 겁을 먹고 있는 동생들에게 최고의 반전을 보여줘야 한다는 긴장감이 서렸죠. “그런데 갑자기 전화기를 받는데 한 번, 두 번, 세 번, 넌 죽는다. 걔가 죽을 때 마지막 쪽지가 걔 위에 나왔어. 안녕…”
심각했던 동생들 “꺅” 소리를 지르며 윤후에게 달려갑니다. 성빈이는 “무서워”라며 윤후 오빠를 껴안았고, 찬형이도 “형 무서워”라고 말했어요. 동생들을 즐겁게 해 준 윤후의 얼굴에는 만족스런 웃음꽃이 피었죠. ‘빨간의 눈치’, 쉽게 이해하기는 어려운 난해한 이야기이지만 윤후도 동생들도 너무 귀엽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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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어디가'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