릭 밴덴헐크(29)가 나오면 이긴다. 삼성의 새로운 승리 공식이다.
밴덴헐크는 25일 대구 넥센전서 데뷔 첫 완투승(9이닝 5피안타(1피홈런) 11탈삼진 2실점)을 거뒀다. 시즌 5승째. 8일 문학 SK전 이후 4연승 행진. 그가 마운드에 오를때마다 '오늘은 이겼구나' 하는 느낌이 들 정도다.
지난해 국내 무대에 입성한 밴덴헐크는 24경기에 등판해 7승 9패(평균자책점 3.95)를 기록했다. 전반기 성적은 3승 5패(평균자책점 4.50)에 불과했으나 후반기 들어 4승 4패(평균자책점 3.33)를 거두며 회복세를 보였다.

밴덴헐크는 두산과의 한국시리즈에서 자신의 진가를 유감없이 발휘했다. 그는 3차례 마운드에 올라 1승을 거뒀다. 평균 자책점은 1.04. 이는 다음 시즌의 활약을 기대케 하는 부분이었다.
김태한 삼성 투수 코치는 괌 1차 캠프 때 "밴덴헐크가 몸을 잘 만들어 왔다. 지난해 성적의 2배 정도 생각하고 있다"면서 "구위 등 그만한 능력이 있다"고 자신있게 말했다. 김태한 코치의 예상은 조금도 어긋나지 않았다.
밴덴헐크는 지난달 오른쪽 어깨 통증으로 전력에서 이탈하기도 했지만 이번달 4차례 선발 등판 모두 승리의 기쁨을 맛봤다. 0.96의 평균 자책점에서 알 수 있듯 투구 내용도 완벽에 가까웠다.
이번달 4차례 등판에서 36개의 삼진을 솎아냈다. 경기당 평균 9개. 그리고 선발 마운드에 오를때마다 7이닝을 소화했다. 상대 타자들은 밴덴헐크의 150km대 빠른 직구와 낙차 큰 변화구에 한숨만 내쉴 뿐.
류중일 삼성 감독은 그토록 바라던 이상형을 만난 느낌일 듯. 2011년 삼성 지휘봉을 잡은 뒤 더스틴 니퍼트(두산)와 같은 외국인 특급 선발을 갈망했던 류중일 감독은 밴덴헐크의 활약에 반색하고 있다. 타 구단 외국인 투수들과 비교해도 단연 빛나는 활약이다.
삼성 선발진은 기교파 투수들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이 가운데 밴덴헐크와 같은 정통파 투수가 한 축을 맡으며 짜임새가 더욱 좋아졌다.
"요즘 선발 투수들이 잘 던지고 있는데 나도 책임감을 갖고 던지려고 했고 좋은 결과를 얻어 행복하다". 밴덴헐크의 5승 달성 소감이다. 말도 참 예쁘게 한다. 어디 하나 흠잡을 데 없다. 밴덴헐크는 올 시즌 리그 최고의 외국인 투수로 거듭날 태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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