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월드컵 무대에서 더 나은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다."
2014 아시아축구연맹(AFC) 여자 아시안컵 득점왕을 차지한 '박라탄' 박은선(28, 서울시청)의 시선은 월드컵을 향하고 있었다.
윤덕여 감독이 이끄는 한국 여자축구대표팀은 지난 25일 오후 베트남 호치민시 통 낫 스타디움에서 열린 중국과 대회 3-4위전서 1-2로 석패했다. 한국은 전반 3분 박은선이 자책골을 기록한 뒤 후반 35분 박은선의 헤딩 도움을 유영아가 밀어넣으며 균형을 이뤘다. 하지만 추가시간 양리에게 통한의 결승골을 내주며 무릎을 꿇었다.

하지만 박은선은 중국 공격수 리잉와 함께 나란히 5경기 6골을 넣으며 득점 공동 1위에 올랐다. 하지만 대회 규정에 따라 2도움을 기록한 박은선이 득점왕을 차지했다. 대표팀 합류 자체가 오랜만이었기에 박은선의 이런 활약은 더욱 반가울 수밖에 없다.
지난 겨울, 논란의 중심에 서 힘든 시간을 보낸 박은선은 종아리 부상까지 겹쳐 완벽한 상태가 아니었다. 대표팀에서 호흡을 맞춘 것도 4년 만이라 제 기량을 얼마나 발휘할지에 대한 의문부호가 붙었다. 하지만 박은선은 묵묵히 제 역할을 다 해냈고, 한국이 지난 2003년 이후 12년만에 2015 여자월드컵 진출권을 따내는데 앞장섰다.
이번 대회에서 페널티킥 포함 6골을 터뜨리며 '박라탄'이라는 별명의 진가를 증명한 박은선은 한국 여자축구 역사상 최고의 공격수로 남을만한 기량을 선보였다. 상대팀들의 집중 견제 속에서도 최전방에서 종횡무진 활약한 박은선의 모습은 1년 후 여자월드컵에 대한 기대치를 높였다.
"오랜만에 출전한 국제대회에서 득점상을 받아 기쁘다. 하지만 자책골로 중국전에 패해 마냥 기쁘지만은 않다"며 이번 대회에 남은 아쉬움을 전한 박은선은 "이번 대회를 치르며 다시 한 번 내가 부족한 점이 무엇이고 어떤 점을 더 발전시켜야 하는지 느낄 수 있었다. 앞으로 차근차근 준비해 내년 월드컵 무대에서는 더 나은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다"고 월드컵 무대에 대한 각오를 다졌다.
박은선의 각오처럼, 지난 2003년 이후 12년 만의 월드컵 진출에 성공한 한국 여자 축구대표팀은 이제 새로운 도전을 앞두고 있다. 본격적인 무대는 1년 후 2015 여자월드컵. 완전하지 않은 몸상태로도 절정의 기량을 과시한 박은선이 여자월드컵에서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기대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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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축구협회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