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서 노히트노런은 언제쯤 볼 수 있을까.
LA 다저스 우완 투수 조쉬 베켓의 노히트노런이 화제가 되고 있다. 베켓은 26일(이하 한국시간) 필라델피아 필리스와 원정경기에서 9이닝 동안 볼넷 3개를 허용했을 뿐 탈삼진 6개로 노히트노런을 달성했다. 메이저리그 역대 283번째 노히트노런으로 올 시즌 첫 기록이었다.
일본프로야구도 얼마 전 노히트노런이 작성됐다. 세이부 라이온스 기시 다카유키가 지난 2일 지바 롯데 마린스와 원정경기에서 9이닝 동안 볼넷 1개를 내주며 탈삼진 8개로 노히트노런의 주인공이 됐다. 일본프로야구 역대 통산 89번째 노히트노런 기록이었다.

메이저리그와 일본프로야구에서 노히트노런은 비교적 자주 볼 수 있는 기록이다. 메이저리그는 지난해에도 노히트노런이 3차례 있었으며 2012년에는 팀 노히트노런 포함 무려 7차례 노히트노런이 속출했다. 일본프로야구도 지난해 야마다 다이스케(주니치)가 노히트노런을 달성했고, 2012년에는 무려 3차례나 나왔다.
그러나 한국프로야구는 2000년을 끝으로 14년째 노히트노런이 나오지 않고 있다. 지난 2000년 5월18일 한화 송진우가 광주 해태전에서 9이닝 3볼넷 6탈삼진 무실점으로 역대 10번째 노히트노런을 달성한 게 마지막 기록. 21세기 처음이자 마지막 노히트노런으로 남아있다.
한국프로야구 첫 노히트노런 주인공은 해태 방수원으로 1984년 5월5일 삼미를 상대로 기록했다. 이어 1986년 롯데 김정행, 1988년 OB 장호연, 1988년 빙그레 이동석, 1989년 해태 선동렬, 1990년 삼성 이태일, 1993년 쌍방울 김원형, 1993년 LG 김태원, 1997년 한화 정민철, 2000년 송진우 순으로 꾸준히 노히트노런이 나왔다. 포스트시즌까지 포함하면 1993년 롯데 박동희, 1996년 현대 정명원까지 총 12번의 노히트노런이 작성됐다.
그러나 2000년 송진우를 끝으로 노히트노런이 나오지 않는 데에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다. 가장 먼저 투수 분업화에 따른 완투형 투수의 소멸이다. 특히 2000년대 중반부터 불펜야구 득세로 경기를 지배할 수 있는 완투형 선발투수들이 현저하게 줄었다. 1998년 외국인선수 제도 도입 후 외국인 타자 등장에 따른 타자들의 타격 기술 향상도 한 몫 하고 있다. 또한 견고하지 못한 수비도 노히트노런을 가로막는 요소로 작용한다.
물론 2000년대에도 꾸준히 노히트노런에 근접한 투수들을 나왔다. 가장 최근에는 윤석민(볼티모어)이 KIA 시절이었던 2012년 9월26일 대구 삼성전에서 8회까지 노히트로 막았으나 9회 첫 타자 박한이에게 중전 안타를 맞고 기록이 깨진 바 있다. 그는 9이닝 2피안타 3볼넷 1사구 13탈삼진 완봉승에 만족해야 했다. 과연 한국프로야구의 노히트노런은 언제쯤 나올지, 그리고 누가 기록의 주인공이 될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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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노히트노런 투수 송진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