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과 카카오가 '다음카카오'로 손을 맞잡았다. 직원수 3200명에 시가총액만 3조 4000억원이 넘는 대형 IT공룡 탄생에 벌써부터 IT 업계의 지각변동이 예고되고 있다.
다음커뮤니케이션과 카카오는 26일 통합법인'다음카카오' 출범을 선언했다. 양사는 지난 23일 각각 이사회를 열어 양사의 합병에 대해 결의하고 합병계약을 체결, 오는 8월 주주총회 승인을 얻어 연내에 절차를 마무리 지을 예정이다.
양사가 합병을 결정한 이유는 명확하다. 빠르게 변화하는 IT 분야에서 양사가 지닌 강점이 분명하고, 합병을 통해 가장 효율적으로 서로의 경쟁력을 흡수할 수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다음은 1995년 설립 이후 한메일, 카페 등을 기반으로 국내 인터넷 트렌드를 이끌었다. 그러나 최근에는 네이버에 주도권을 내주면서 차별화된 서비스를 꾀할 필요가 있었다. 최근 모바일 강자로 떠오른 카카오도 고민이 없던 것은 아니다. 카카오톡을 시작으로 모바일 플랫폼 강자로 우뚝섰지만, 게임 외에 다른 수익모델이 필요한 상황이었다.
이에 '다음카카오'는 다음의 다양한 콘텐츠 경쟁력과 카카오의 모바일 플랫폼 영향력을 십분 활용한 제 3의 서비스를 창출해 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다음카카오'도 카카오가 보유한 뛰어난 모바일 플랫폼, 다음이 보유한 국내 1위 모바일 광고 플랫폼과 검색광고 네트워크 등 우수한 마케팅 플랫폼을 기반으로 향후 모바일 사업에 강력한 추진력과 발판을 확보하게 됐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다음카카오'의 영향력이 국내에 제한적일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아직 다음은 글로벌 사업에서 탁월할 성과를 낸 적이 없다. 카카오도 국내 메시저로서는 독보적 1위(약 1억 3000만 명) 자리를 지키고 있지만, 글로벌 메시지 앱인 왓츠앱이나 라인(4억 2000만명) 등에 비교하면 가입자 규모 면에서 뒤쳐진다.
따라서 '다음카카오'의 향후 성공열쇠는 글로벌 전략으로 보인다. 합병으로 얻은 시너지 효과를 활용해, 새로운 글로벌 성장 동력을 찾아햐할 전망이다.
'다음카카오' 통합법인은 다음과 카카오가 당분간 독자성을 유지하면서 운영하되, 공통부문과 시너지 창출이 가능한 부문부터 순차적으로 통합해 나갈 계획이다. 통합 법인의 직원수는 다음 약 2600명과 카카오 약 600명이 합쳐져 약 3200 명이 될 전망이다.
최세훈 다음 대표는 "양사는 서로가 부족한 점을 각자의 강점으로 가지고 있으며, 한편으로는 참여와 개방, 공유의 정신과 수평적 기업문화 등 주요한 가치를 공유하고 있다"면서 "카카오의 강력한 모바일 플랫폼 경쟁력과, 다음이 보유한 우수한 콘텐츠 및 서비스-비즈니스 노하우, 전문기술이 결합하면 최상의 시너지 효과를 내게 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이석우 카카오 대표도 "양사의 핵심 경쟁력을 통합해 빠르게 변화하는 글로벌 시장에 대응하기 위한 강력한 추진력을 확보하게 됐다. 통합법인은 모바일을 비롯 IT 전 영역을 아우르는 커뮤니케이션-정보-생활 플랫폼 사업자로 성장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오후 '다음카카오'는 합병에 대해 정식 기자간담회를 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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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카카오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