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은선, "자책골 너무 가슴 아파, 동생들과 팀에 미안"
OSEN 이균재 기자
발행 2014.05.26 21: 17

"자책골은 너무 가슴이 아팠다. 동생들과 팀에 너무 미안하다."
아시안컵을 마친 여자 축구대표팀이 26일 오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했다. 한국은 3-4위전서 중국에 패하며 아쉬움을 남겼다. 확실한 성과물도 있었다. 아시안컵 4위에 오르며 2015 여자월드컵 진출권을 확보했다. 지난 2003년 이후 12년 만에 꿈의 무대를 노크한다.
대회 득점왕(6골)에 오른 박은선(28, 서울시청)이 일등공신이었다. 조별리그 첫 경기인 미얀마전 2골을 시작으로 2차전 태국전 해트트릭, 호주와 4강전 1골을 포함해 총 6번이나 그물을 출렁였다.

박은선은 이날 입국 후 기자와 만나 "월드컵 출전권을 따내 기분이 좋다. 목표한 한 가지를 이뤘다"면서 "팀 성적은 기대에 미치지 못해 아쉽다. 월드컵을 대비하는 데 있어 많은 것을 얻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박은선은 이번 대회를 통해 오랜 공백기를 깼다. 지난 2005년 이후 처음으로 태극마크를 달았다. "처음에 적응을 못해서 어려웠다"는 박은선은 "동생들, 언니들, 코칭스태프 모두가 도와줘 적응할 수 있었다. 적응이 많이 됐기 때문에 다음에 대표팀에 뽑힌다면 조금 더 좋은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 것"이라며 자신감을 보였다.
한국은 이번 대회서 최강의 공격진용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박라탄' 박은선을 비롯해 '지메시' 지소연, '여날두' 여민지까지 한국 축구 역사상 최강의 공격 삼각편대를 꾸렸다.
박은선은 "생각했던 것보다 애들이 모두 잘했다. 소연이도 그렇고 민지도 그렇고 괜찮은 선수가 정말 많다"면서 "나도 많이 배우고 도움이 많이 됐다. 리그로 돌아가서 부족한 부분을 보완하겠다. 다음 소집 때 뽑힌다면 더 좋은 모습을 보이겠다"고 두 주먹을 불끈 쥐었다.
한국은 이번 대회서 2% 아쉬움을 남겼다. 2014 인천아시안게임과 2015 캐나다월드컵을 앞두고 경쟁력을 더 키워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았다. 박은선은 "어려운 상황이 닥치면 스스로 해보려고 하는 게 많았다. 이번에 개인이 아닌 팀으로 축구를 하는 부분을 배웠다. 공격 스타일도 달랐는데 그 부분도 많이 배웠다"면서 "조직적으로 부족한 부분은 앞으로 점점 더 맞춰 나가야 한다. 나와 대표팀에 하나의 과제가 남은 것이다. 대표팀에 또 뽑힌다면 이번에 적응한 것을 발판 삼아 더 좋은 장면을 보여줄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은선은 이번 대회서 마음껏 웃지 못했다. 천당과 지옥을 오갔다. 중국과 3-4위전서 전반 3분 자책골을 기록했다. 후반 중반 머리로 유영아의 동점골을 도우며 악몽을 지우는 듯했지만 후반 추가시간 위치선정 미스로 결승골의 빌미를 제공했다.
박은선은 "자책골은 생각도 못했다. 너무 가슴이 아팠다. 당시 멘붕(멘탈붕괴)이 왔다. 동생들이 너무 힘들 것 같아 빨리 정신을 차리려고 노력했다"면서 "영아가 동점골을 만들어 줘 정말 기분이 좋았다. 영아에게 정말 고마웠다. 하지만 결과가 아쉬워서 동생들과 팀에 너무 미안하다"고 아쉬움을 감추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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