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저께TV] '안녕' 흔하지만, 가장 어려운 고민
OSEN 권지영 기자
발행 2014.05.27 06: 56

남자친구와 소박한 한강 데이트를 기대하고, 남편과의 오붓한 주말을 고대하는 여자들의 고민이 등장했다. 과연 이게 고민일까? 싶지만, 뚜껑을 열어보니 심각하다. 보통 사람들이 가득찬 객석에서도 웅성거림이 심상치 않다.
지난 26일 방송된 KBS 2TV 예능프로그램 '안녕하세요'에는 무뚝뚝한 남자친구가 고민인 여자친구의 사연이 등장했다. 여자친구에 따르면 남자친구는 1년 교제 기간 동안 외식은 5번, 극장 데이트는 단 한 번도 안했다고 말했다.
특히 여자친구는 남자친구에게 커플링을 하자고 말했지만, 남자친구가 기념일을 챙기지 않아 자신이 손을 잡고 들어간 팬시점에서 7천 원짜리 반지를 샀다고 말했다. 여자친구는 남자친구가 자신에게 돈을 쓰는 것이 싫은 것 같다고 말했다. 이에 남자친구는 새벽에 끝나는 일로 인한 피로도와 대출을 갚아야 해 돈이 없다는 이야기를 꺼냈다.

하지만 여자친구의 속내는 따로 있엇다. 여자친구는 남자친구와 한강에 한 달에 한 번이라도 나가서 바람이라도 쏘이고 싶은 마음이었던 것. 여자친구는 결국 남자친구와 추억이 없어 아쉽다는 진짜 속내를 털어놓으며 눈물을 쏟아야 했다.
또한 남편의 친구가 고민인 아내도 등장했다. 그는 남편의 친구가 남편과 커플옷을 입고, 커플 전화번호를 쓴다며, 결혼했을 때는 "친구를 뺏기는 기분"이라는 말까지 들었다고 했다. 남편과 그의 친구는 16년을 함께 지낸 죽마고우로, 남편은 아내의 고민을 이해하지 못햇지만, 친구가 자신의 아내의 동생과 결혼해 함께 더 자주 시간을 보내고 싶어 하고, 자신의 아내에 질투를 느꼈다고 하자 "미친놈 아니냐"고 버럭했다.
이 둘 사연은 사랑하는 관계에서 공허함과 외로움을 느끼는 여자와, 그 원인을 제공하고도 이유를 도통 모르는 무신경한 남자의 모습으로 비치며 객석을 안타깝게 했다. 남자친구는 대출을 갚아야 한다는 압박감에 여자친구에 소홀했고, 남편은 일상이 된 오랜 친구와 보내는 시간이 쌓이면서 깊어진 아내의 서운함을 알아차리지 못했던 것.
연인 관계에서 상대방에 집중하기를 원하는 것은 당연한 일로 여기지만, 그 요구가 충족되지 않았을 때 상대방이 느끼는 외로움과 박탈감은 전자에 비해 무심하게 다뤄지고 있다는 것을 알게 한 사연이었다. 특히 사연을 보낸 여자친구가 느꼈던 우울증세로 연결될 수도 있다는 것을 알게 하며, 연인 사이에서 언제나 반복되는 이번 고민은 돌아볼 기회를 제공했다는 반응을 얻었다.
jykwon@osen.co.kr
'안녕하세요' 방송화면 캡처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