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화 끈을 고쳐묶은 박주영(29)이 튀니지전을 바라보고 있다. 2014 브라질월드컵 본선을 앞둔 홍명보호의 가장 유력한 원톱 스트라이커 후보인 박주영에게 또 한 번의 시험무대가 다가오고 있기 때문이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28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월드컵 출정식을 겸한 국내 마지막 평가전을 갖는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49위의 튀니지는 신임 사령탑인 조르쥐 리켄스 감독이 한국의 본선 상대인 벨기에와 알제리 대표팀을 맡은 경험이 있어 평가전 상대로 흠잡을 데가 없다.
국내에서 열리는 마지막 평가전이라는 점 때문에, 홍 감독은 이번 평가전을 승리로 장식하고 싶다는 의지를 숨김없이 드러냈다. "미국으로 떠나기 전 마지막 평가전이기 때문에 꼭 승리해서 팬들에게 기쁨을 주고 떠나는 것도 큰 의무라고 생각하고 있다"는 홍 감독의 말에는 그런 의지가 묻어났다.

월드컵 무대에 나서기 전 평가전을 치를 기회는 단 두 번뿐이기 때문에, 이번 튀니지전에서 홍 감독이 어떤 카드를 뽑아들지도 관심을 모으고 있다. 튀니지전에서 홍 감독이 생각하는 본선 베스트11의 윤곽이 드러날 가능성은 충분하다. 물론 최전방에서 공격의 선봉을 담당할 원톱 스트라이커로 누가 낙점될지도 마찬가지다.
현재로서는 박주영이 가장 유력하다. 황제훈련 논란과 최종명단 발탁을 둘러싸고 많은 잡음이 있었지만, 현재 그는 누가 뭐래도 홍명보호의 가장 유력한 원톱 스트라이커 후보다. 봉와직염 부상으로 인해 몸상태를 만드는데 전념한 박주영은 파주 트레이닝센터(NFC)에서 훈련이 진행되는 동안 쾌조의 컨디션을 선보였다. 슈팅 감각은 물론 체력적인 면에서도 어느 정도 무르익은 모습이었다. 튀니지전에서 박주영이 선발로 나올 가능성을 높게 치는 이유기도 하다.
박주영이 선발로 나서게 된다면, 튀니지전에서 가장 관건이 될 부분은 그의 공격력과 체력이 될 것으로 보인다. 월드컵이 치러지는 브라질은 온도와 습도가 높고 장거리 이동에 기후적인 차이까지 있어 체력 소모가 클 수밖에 없다. 선수들 모두가 체력을 극한으로 끌어올려야하는 상황에서, 박주영의 경우 풀타임을 소화할 수 있을 정도의 체력이 갖춰졌는지 확인할 필요가 있다.
박주영이 마지막으로 90분 풀타임을 소화한 것은 지난 2012년 11월 30일, 스페인 프리메라리가의 셀타 비고로 임대됐을 때의 일이다. 당시 박주영은 코파 델 레이(스페인 국왕컵) 32강 2차전 알메리아전에서 90분 풀타임을 소화했고, 이후로 줄곧 교체 혹은 벤치를 반복하며 풀타임과 멀어져갔다. 임대에서 복귀해 다시 잉글랜드 챔피언십(2부리그) 왓포드로 임대됐을 때도 풀타임을 소화한 기록은 없다.
하지만 평가전인만큼 홍 감독은 교체선수를 충분히 활용하고 싶은 유혹도 있을 것이다. 선수들의 실전 컨디션을 점검하고 확인할 수 있는 기회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홍 감독은 교체 운영에 대해 "전체적으로 선수들 컨디션 생각해서 교체카드를 활용할 생각이다. 아직 완벽한 상태가 아니기 때문에 부담, 염려도 있다"며 전체적인 선수들의 컨디션을 생각해 운영하겠다는 뜻을 밝힌 바 있다.
알메리아전을 기준으로, 박주영이 튀니지전에서 풀타임을 소화한다면 무려 545일만의 일이 된다. 소집 때부터 체력적인 문제는 없다고 강조해온 박주영이 과연 풀타임을 소화할 수 있을지, 홍 감독의 구상에 원톱 박주영의 풀타임이라는 시나리오가 그려져있을지는 튀니지전의 뚜껑을 열어봐야 알 수 있을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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