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즌 초반 맹활약을 펼치고 있는 추신수(32, 텍사스)에게 신경 쓰이는 요소가 생겼다. 한 차례 부상이 있었던 왼쪽 발목이다. 추신수도 이 사실을 충분히 인지하며 관리에 신경을 써야 한다는 생각을 밝혔지만 팀 사정이 녹록치 않다.
추신수는 26일(이하 한국시간) 현재 타율 3할1푼, 6홈런, 15타점, 출루율 4할4푼1리, 장타율 4할9푼을 기록 중이다. 출루율은 2위 호세 바티스타(토론토, .425)에 앞선 아메리칸리그 부동의 1위, 타율은 리그 8위, OPS(출루율+장타율)은 리그 5위다. 6개의 홈런은 팀 내에서 가장 좋은 성적이기도 하다. 1번과 3번을 오고 가는 와중에도 언제나 자신의 몫을 하는 활용도는 더 돋보인다.
하지만 자신의 포지션인 좌익수보다 지명타자로 뛰는 빈도가 점차 늘어나고 있다. 추신수는 27일 미네소타 트윈스와의 원정 경기에서도 지명타자로 출전했다. 이로써 추신수의 올 시즌 선발 지명타자 출전 경기는 12경기가 됐다. 이는 단일시즌으로는 가장 많은 기록이다. 론 워싱턴 텍사스 감독은 이를 추신수의 발목 문제 때문이라고 밝혔다.

지난 4월 22일 오클랜드와의 경기에서 1루 베이스를 밟는 도중 왼 발목에 부상을 입은 추신수는 이 여파로 5경기에 결장하기도 했다. 부상자 명단 등재를 피해 복귀하기는 했으나 통증은 남아 있다. 지난 25일 디트로이트전에서는 발목 통증이 도져 6회 경기에서 빠지기도 했다. 26일과 27일에는 수비 부담이 적은 지명타자로 출전했다.
텍사스 타선에서 없어서는 안 될 선수인 추신수의 발목 통증에 미 언론들도 27일 나란히 우려를 표하고 나섰다. 는 “지명타자 출전이 문제 해결에 도움이 될 것이라 기대했으나 외야수로 출전한 뒤 몇 경기만에 다시 문제가 생겼다”고 했고 ESPN은 “추신수의 발목은 만성적인 문제가 될 가능성이 있다. 아직은 큰 영향이 없지만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했다.
론 워싱턴 감독조차 “시즌 내내 주의가 필요하다”라고 근심을 드러낼 정도다. 추신수 역시 와의 인터뷰에서 “이 문제를 시즌 내내 관리할 필요가 있을 것 같다”라고 말하며 아주 정상적인 상황은 아님을 드러냈다.
뼈나 인대 등 외과적으로 큰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니다. 휴식이 보약이다. 적절하게 휴식을 취하며 관리를 한다면 큰 무리 없이 시즌을 보낼 수 있는 수준이다. 그러나 팀 사정이 문제다. 프린스 필더가 목 디스크 수술로 빠진 텍사스는 추신수마저 휴식을 취할 경우 1·3번 타순 구성에 애를 먹을 수밖에 없다. 팀 성적이 좋다면 모를까, 텍사스는 26일 현재 아메리칸리그 서부지구 선두인 오클랜드에 5경기 뒤진 3위로 넉넉한 상황이 아니다.
추신수는 책임감이 강한 선수다. 팀이 필요로 한다면 웬만한 통증은 참고 뛴다. 신시내티 시절 더스티 베이커 감독은 이런 추신수를 두고 “좀처럼 보기 드문 올드보이”라고 칭찬하기도 했다. 가뜩이나 거액을 받고 팀을 옮긴 만큼 이런 책임감은 더 불타고 있다. 부상자 명단에서 쉴 수 있는 기회를 마다하고 5경기 결장 후 출장을 강행한 배경 중 하나다. 여기에 추신수가 지명타자보다는 수비에 나서는 것을 선호하고 있다는 점도 변수라면 변수다. 책임감도 좋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추신수의 건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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