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포수들은 쉽게 보다가는 큰 코 다친다. 더 이상 예전처럼 쉽게 도루를 주지 않는다.
한화는 신경현의 은퇴를 전후로 포수 문제 때문에 골머리를 앓아야 했다. 공수에서 모두 허점을 드러냈지만, 가장 머리 아프게 하는 부분은 도루 저지였다. 발 빠른 주자가 루상에 나가면 도루를 피할 길이 없었다. 한화 포수들의 최대 취약점으로 투수들도 주자가 나갈 때마다 불안한 투구를 했다.
기록이 잘 말해준다. 2007년 도루저지율 4위(.326)로 평균 이상에 올랐을 뿐 2008년 8위(.201) 2009년 8위(.213) 2010년 7위(.245) 2011년 8위(.195) 2012년 7위(.229) 2013년 8위(.209)로 7~8위 하위권을 맴돌았다. 6년 연속 2할5푼 미만 도루저지율로 발 빠른 주자들의 먹잇감이 되어야 했다.

그런데 올해는 다르다. 지난 25일까지 한화 포수들은 45개 도루를 허용했지만 22개의 저지에 성공했다. 도루저지율 3할2푼8리. 롯데(.324)를 넘어 도루저지율 부문 리그 전체 1위에 랭크돼 있는 것이다. 도루 저지 숫자도 22개로 리그에서 유일하게 20개를 넘는 팀이 다름 아닌 한화다.
강한 어깨를 자랑하는 신인 포수 김민수가 28개의 도루를 허용하는 동안 15개의 도루 저지에 성공하며 3할4푼9리의 도루저지율을 기록 중이다. 20경기 이상 출장한 포수 중에서는 롯데 강민호(.393)에 이어 이 부문 2위에 올라있다. 도루저지 숫자는 15개로 강민호(11개) 넘는다.
여기에 지난주 뜨거운 타격감을 뽐낸 정범모는 도루 저지에서도 몰라보게 달라졌다. 10개의 도루를 내줬지만 5번을 잡으며 도루저지율 3할3푼3리. 2012년 2할5푼4리, 2013년 1할4푼1리에 그친 도루저지율이 그야말로 비약적으로 상승했다. 기본적으로 강한 어깨에 정확성이 향상된 결과. 지난 25일 잠실 두산전에서는 3개의 도루를 저지하는 기염을 토했다.
이처럼 한화 포수들의 극적인 변화에는 혹독한 훈련과 철저한 준비가 있었기에 가능했다. 스프링캠프에서부터 주자가 있는 상황을 설정해 도루 저지에 심혈을 기울였다. 포수들 뿐만 아니라 투수들도 주자를 묶는 데 적잖은 시간을 쏟았다. 김응룡 감독은 "도루를 많이 내주는 것은 포수와 함께 투수의 문제도 있다. 캠프 때부터 이 부분을 많이 연습했다"고 했다.
한화와 함께 3할대 도루저지율을 기록하고 있는 팀은 롯데(.324)밖에 없다. 두산(.286) 삼성(.267) SK(.262)가 리그 평균 이상의 도루저지율을 기록 중이지만, NC(.236) 넥센(.220) LG(.181) KIA(.159) 등 상당수 팀들이 도루 저지 문제로 고민을 안고 있다. 도루저지율 1위 한화의 변화가 더욱 놀라운 이유. 더 이상 주자들은 한화 포수들을 쉽게 볼 수 없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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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범모-김민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