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인펀치' 레이예스-울프, 넥센 상대로 반등 시험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4.05.27 06: 48

부상과 부진에서 반등의 계기를 마련한 SK의 두 외국인 투수가 또 한 번의 시험대에 오른다. 상대는 리그에서 가장 장타력이 뛰어난 팀 중 하나인 넥센이다. 위기이기도 하지만 이 고비를 넘긴다면 확실한 희망을 심어줄 수 있다.
조조 레이예스(30)와 로스 울프(32)는 올 시즌 팀 공헌도가 그렇게 좋지 않은 편이다. 레이예스는 올 시즌 9경기에서 2승4패 평균자책점 5.40의 부진한 성적에 그치고 있다. 지난해 성적(8승13패 평균자책점 4.84)보다도 못하다. 네 차례 퀄리티 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를 기록하긴 했지만 제구난과 기복이 심하다는 단점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지난해 공동 다승왕 크리스 세든(요미우리)의 대체자로 데려온 울프는 6경기(선발 5경기)에서 1승 평균자책점 2.10으로 표면적인 성적은 좋은 편이다. 그러나 부상 때문에 한 달 이상 선발 로테이션을 걸렀다는 점이 마이너스 요소다. 4월 11일 대구 삼성전 이후 오른쪽 전완근 부상으로 이탈했던 울프는 한 달 이상 선발 로테이션을 거른 끝에 5월 17일 대전 한화전에서야 선발진에 복귀했다. 핵심 선발 요원 하나가 빠진 SK의 고생은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그러나 두 선수가 서서히 힘을 내고 있다는 점은 기대를 모은다. 레이예스는 지난 21일 마산 NC전에서 7이닝 7피안타 1볼넷 5탈삼진 2실점 역투로 승리를 따냈다. 주목할 만한 점은 사사구의 감소다. 레이예스는 최근 3경기에서 단 3개의 볼넷만을 내주고 있다. 한 경기에 3~4개의 볼넷은 일상다반사였던 레이예스임을 고려하면 긍정적인 지표다. 맞을 때 맞더라도 주자를 쌓다 한 번에 무너지는 모습이 줄어들었다. 야수들은 차라리 이것이 편하다.
울프는 복귀 후 두 경기에서 12이닝 무자책 행진이다. 17일 대전 한화전에서 5이닝 무실점, 22일 마산 NC전에서 7이닝 1실점(비자책)으로 호투했다. 특히 지난 22일 NC전 역투는 강한 인상을 남겼다. 자신의 송구 실책이 빌미가 돼 1점을 줬을 뿐 무려 17개의 땅볼을 유도하며 NC 타선을 산발 5피안타로 잠재웠다. 자신의 장점인 땅볼유도능력의 건재함을 과시했다는 점에서 승리 이상의 의미가 있었다.
이만수 SK 감독도 두 선수의 활약에 반색했다. 이 감독은 “현재 두 외국인 선수의 구위가 좋다”라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레이예스에 대해 조웅천 투수코치는 “공을 끌고 나오는 중심이동이 좋아졌다. 그 전에는 움직임이 흔들려서 릴리스포인트가 일정하지 못했는데 움직임이 부드러워졌다. 여유도 생긴 것 같다”고 기대했다. 울프도 이제 투구수 100개 가량을 소화할 수 있는 상태까지 올라온 상황이다. 맞혀 잡는 스타일인 만큼 능히 6~7이닝을 기대할 수 있다.
두 선수의 앞을 가로막고 있는 팀은 넥센이다. SK는 27일 목동 넥센전에 레이예스를 선발로 예고했다. 로테이션상 별 문제가 없다면 울프가 28일 등판하는 일정이다. 목동구장은 상대적으로 규모가 작고 외야 관중석이 없어 친타자적 구장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여기에 넥센은 박병호를 필두로 장타를 칠 수 있는 선수들이 더러 있는 팀이기도 하다. 두 선수가 이런 조건에서 잘 버틸 수 있다면 SK 선발진에도 한줄기 빛이 새겨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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