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군이 어려움을 겪고 있는 SK다. 자주 튀어나오는 부상자들 때문에 고민이 끊이지 않는다. 결국 2군에 있는 자원들에게 눈길이 갈 수밖에 없다. 2군에서도 호시탐탐 1군 진입을 노리는 선수들이 눈에 띈다.
SK는 지난주 NC와 LG를 상대로 모두 위닝시리즈(도합 4승2패)를 거두고 한숨을 돌렸다. 올 시즌 최다 연패인 7연패에 빠지는 등 팀 분위기가 처져 있는 상황이었지만 주축 선수들이 힘을 모아 가까스로 분위기를 돌려놓은 모습이다. 부상과 부진으로 제 몫을 못했던 외국인 선수 세 명이 전력에 가세하며 숨통이 트였고 나머지 선수들도 자신의 자리에서 제 몫을 하며 분전했다.
다만 흐름이 나아진 것이지 완전한 전력은 아니라고 볼 수 있다. 곳곳에 빈틈이 있다. 예비 자원들의 필요성은 여전히 유효하다. 일단 야수 쪽은 비교적 자원들이 풍부하다는 평가다. 현재 타선이 좋은 흐름을 타고 있지만 이 분위기가 꺾일 경우 불러올릴 수 있는 자원들이 눈에 보인다. 이만수 SK 감독도 “성준 수석코치와 박경완 2군 감독이 매일 의견을 주고받고 있다”며 2군 선수들의 1군 승격을 배제하지 않았다.

경쟁이 치열했던 외야에서 밀려 2군에 간 선수들은 나란히 좋은 페이스를 보여주고 있다. 김상현은 최근 2군에서 중심타선에 위치하며 가파르게 페이스를 끌어올리고 있다. 지난 주말 열린 고양 원더스와의 교류경기 3연전에서 도합 8타수 7안타(1홈런)의 맹타를 휘둘렀다. 타격감이 완연한 상승세다. SK는 최정의 부상으로 현재 오른손 대타 요원이 부족한 상황이다. 상황에 따라 김상현이 대안이 될 수 있다.
박재상과 한동민도 1군 진입을 노리는 자원들이다. 1군에서 1할대 타율(.196)로 부진했던 박재상은 2군으로 내려간 뒤 9경기에서 타율 3할7푼5리, 5도루를 기록 중이다. 1군에서 임훈이 맹활약을 펼치고 있지만 박재상은 박재상 나름대로의 장점이 있다. 발이 빠르고 수비가 탄탄하다. FA 자격 취득을 앞두고 있는 만큼 의욕도 강하다.
한동민은 퓨처스리그 12경기에서 타율 4할1푼3리, 4홈런, 11타점의 폭발적인 활약이다. 팀 관계자들은 “이미 2군에서 뛸 선수는 아니다”라는 말을 할 정도다. 1군에서는 타격에 대해 고민이 너무 커 악순환으로 이어진 감이 있지만 2군에서 감을 끌어올리면서 1군 진입에 대비하고 있다. 시즌 초반부터 2군 부동의 4번 타자로 꾸준한 활약을 펼치고 있는 안치용도 조용히 칼을 갈고 있다.
마운드에서는 백인식이 1군에 가장 근접한 선수로 평가받는다. 올 시즌 1군에서 부진했던 백인식이지만 5선발 공백에 대비하며 1군과 동행했을 정도로 '마운드 승격 0순위'다. 지난 22일 화성 히어로즈와의 경기에서 8이닝 동안 삼진 8개를 잡아내며 1실점으로 역투했다. 경기 후 박경완 SK 퓨처스팀(2군) 감독이 칭찬을 아끼지 않았을 정도였다. 현재 SK는 윤희상의 부상으로 5선발 자리가 비어있는데 이만수 SK 감독도 고효준과 백인식 사이에서 고민을 거듭하고 있다.
올 시즌 1군 경험이 있는 여건욱 이한진이 2군에서 구슬땀을 흘리고 있는 가운데 선발 수업을 받고 있는 신인 사이드암 박민호와 전지훈련 당시 주목 받은 윤석주의 경기 내용 또한 점차 나아지고 있다. 롱릴리프 활용이 가능하다. 계투진에서는 허건엽(16경기, 1승2패1세이브3홀드, 평균자책점 1.50)과 이상백(15경기, 1승1패2세이브2홀드, 평균자책점 2.25)이 시즌 초반부터 지금까지 가장 꾸준한 활약을 펼치는 선수들로 손꼽힌다. 불펜에 과부하가 걸려 있는 SK의 사정을 생각하면 한 번쯤 고려할 만한 자원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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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민-박재상-백인식-김상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