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차례 블론세이브에 다소 흔들리긴 했지만 정상궤도를 찾는 데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SK 마무리 박희수(31, SK)가 10세이브 고지와 함께 새로운 출발점에 섰다.
박희수는 24일과 25일 문학구장에서 열린 LG와의 경기에서 이틀 연속 세이브를 따내며 시즌 세이브 숫자를 ‘10’으로 늘렸다. 24일 경기에서는 6-4로 앞선 9회 등판해 1이닝 무실점을 기록했고 25일 경기에서는 8-6으로 앞선 8회 2사 상황에서 마운드에 올라 역시 세이브를 챙겼다. 2경기에서 피안타 하나, 볼넷 하나를 내줬을 뿐 특별한 위기 상황 없이 경기를 마무리했다. 한 때 4.09까지 치솟았던 평균자책점도 어느덧 2.76까지 떨어뜨렸다.
시즌 초반에는 9개 구단 마무리 중 가장 좋은 페이스를 보였던 박희수였다. 8세이브를 기록할 때까지 단 1점의 실점도 내주지 않으며 철벽의 면모를 선보였다. 그러나 그 후 두 번이나 블론세이브를 범했다. 4월 26일 사직 롯데전에서 히메네스에게 끝내기 안타를 맞고 무너졌고 5월 7일 문학 삼성전에서는 ⅓이닝 3실점으로 패전투수가 됐다. 빗속에서 제구가 잡히지 않아 하나의 볼넷과 세 개의 몸에 맞는 공을 내줬다. 박희수가 전면에 등장한 2012년 이후 최악의 경기라고 할 만 했다.

그러나 박희수는 흔들리지 않았다. 삼성과의 경기 다음날 “아무렇지 않다”라고 웃어 보인 박희수였다. 1~2경기 실패는 딛고 일어설 수 있는 기량과 심장이 있었다. 이만수 SK 감독도 “다시 일어설 것이라 믿는다”라며 전폭적인 신뢰를 드러내기도 했다. 동료들의 신뢰도 전혀 흔들림이 없었다. 그리고 기대대로 박희수는 이 아픈 과정을 극복했다. 그 후 4경기에서 모두 무실점을 기록하며 다시 정상궤도에 올라섰다.
팀이 연패에 빠진 가운데 박희수의 등판 일정도 덩달아 들쭉날쭉해졌다. 꾸준히 세이브 상황에서 올라 공을 던져야 감을 유지할 수 있는데 그런 환경이 안 됐다. 그래도 꿋꿋했다. 열흘 만의 등판이었던 5월 17일 대전 한화전에서 1⅓이닝 무실점, 다시 꽤 오래 쉬고 나선 5월 22일 마산 NC전에서는 1⅓이닝 무실점으로 승리투수가 됐다. 그리고 지난 주말 연이틀 세이브를 기록하며 SK의 뒷문을 든든하게 지켰다.
SK는 불펜 사정이 썩 좋은 편은 아니다. 특히 선발 투수들이 오랜 이닝을 버텨주지 못한 올 시즌은 그런 문제가 더 도드라진다. 때문에 박희수가 조기등판하는 경우도 잦다. 박희수는 올 시즌 17번의 등판에서 1이닝을 넘게 소화한 경기가 5차례나 이른다. 하지만 그 5번의 경기에서 1승3세이브를 따내며 자신의 책임을 다하고 있다. “언제든지 마운드에 오를 수 있다”라는 책임감으로 똘똘 뭉친 박희수가 있는 한 SK 마운드도 쉽게 포기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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