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스는 역시 에이스였다. 양현종(26, KIA 타이거즈)이 긴 이닝을 끌고 가며 1점만 내주는 에이스다운 피칭으로 팀 3연승의 주역이 됐다.
양현종은 27일 광주-기아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2014 한국야쿠르트 세븐 프로야구 두산 베어스와의 경기에서 6⅓이닝 6피안타 1실점으로 호투했다. 6경기 연속 퀄리티 스타트(QS)를 달성한 양현종은 팀의 8-5 승리 속에 시즌 5승(3패)째를 따냈다.
첫 이닝을 제외하고는 실점이 없었다. 양현종은 1회초 2사에 김현수를 상대로 좌측 파울라인 안쪽으로 가는 타구를 허용해 김현수를 2루까지 보냈다. 그리고 후속타자 홍성흔에게 외야 우중간 펜스까지 가는 적시 2루타를 얻어맞아 선취점을 내줬다.

그러나 이후 7회 1사까지 실점 없이 호투했다. 150km에 가까운 포심 패스트볼(최고 구속 149km)과 슬라이더 조합을 기본으로 양현종은 체인지업과 커브를 간간히 섞어 던졌다. 타이밍을 빼앗기도 했지만 우선 구위에서 타자들을 압도한 양현종은 탈삼진도 7개를 추가했다.
특히 경기 중반이 압권이었다. 4회초 1사에 나온 양의지를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운 것을 시작으로 양현종은 이원석, 오재원, 김재호, 정수빈까지 5명을 연속 삼진 처리했다. 이날 양현종의 투구에서 가장 인상적인 장면으로, 양현종은 이들 중 3명을 상대로 초구 스트라이크를 잡지 못했음에도 불구하고 구위로 타자를 윽박질러 좋은 결과를 만들어냈다.
6⅓이닝 동안 단 1점만 내준 양현종은 평균자책점도 2.77에서 2.65로 끌어내렸다. 이 경기 이전에도 리그 평균자책점 1위였던 양현종은 선두를 더욱 탄탄히 유지했다. 자신을 제외하고 유일한 2점대 평균자책점을 기록하고 있던 앤디 밴헤켄(넥센, 2.91)이 이날 같은 이닝을 소화하며 2실점해 양현종과의 격차는 더 벌어졌다.
모처럼 타선 지원도 활발했다. 양현종은 지난 9차례 등판에서 1경기를 제외하고는 모두 6⅓이닝 이상을 던졌고, 3점을 넘게 내준 것도 단 1경기에 불과했음에도 4승 3패로 승운이 따르지 않았지만 이날 KIA 타선은 양현종이 마운드에 있는 동안 6점을 얻어 양현종의 어깨를 가볍게 했다.
반면 꾸준히 4번을 맡았던 거포 호르헤 칸투가 다리 부상으로 선발 라인업에서 빠지며 두산은 양현종을 공략할 수 있는 무기를 하나 뺀 채로 경기에 들어갔다. 그리고 우려는 현실이 됐다. 11경기 연속 두 자릿수 안타 기록은 12경기로 이어졌지만, 그것은 양현종이 물러난 뒤의 일이었다. 양현종이 제 컨디션을 찾았을 때는 두산 타선도 잠시 멈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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