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쉬어도 된다. NC가 휴식 공포증을 날려버렸다.
NC는 27일 대전 한화전에서 19안타를 터뜨리며 한화를 18-9로 크게 이겼다. 44연전을 치른 후 첫 휴식을 취하고 맞은 첫 경기에서 타선의 힘이 죽지 않았다. 오히려 홈런 5방을 작렬하며 한 경기 팀 최다 홈런 두 번째 기록을 썼다. 지난해 휴식 후 잠잠해진 타선과 대비되는 모습이었다.
지난해 NC는 휴식 징크스가 있었다. 휴식만 취하면 타격감이 사그라졌다. NC가 지난해 사흘 이상 휴식을 취하고 나선 첫 경기에서 거운 성적은 1승 5패다. 지난해 5월 7일 마산 한화전에서 13안타를 때린 경기를 제외하면 부진했던 타격감은 두드러진다. NC는 이 경기를 제외하고 5경기에서 160타수 20안타 타율 1할2푼5리를 기록했다. 5경기에서 7점만 얻었다.

휴식은 팀의 상승세도 꺾어 놨다. 5월 7일 한화와의 경기에서 4-8로 패하기 전 NC는 LG와의 홈 3연전을 싹쓸이했다. SK와의 홈경기에서 2승 1패로 위닝 시리즈를 거뒀던 NC는 나흘 휴식 후 6월 11일부터 KIA와의 원정경기에서 3연패했다. 우천 연기 포함 나흘 휴식 후 7월 9일 잠실 LG전에서 1-2로 졌다. 3연승이 중단됐다.
지난해 김경문 NC 감독은 “안 해봤던 9구단 체제를 해서 선수들 리듬이 깨지는 것 같다”고 이유를 말했다. NC는 지난해 1군 첫 무대였다. 특히 젊은 선수들에게 휴식이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김 감독은 당시 “이호준 같은 베테랑 선수는 쉬고 나면 배트 컨트롤이 좋다. 신인 선수와는 다르다”고 덧붙였다.
김 감독의 말대로 지난 시즌 베테랑은 적고 젊은 선수들이 주축이었던 NC는 잘 쉬는 방법에 익숙하지 않았다. 뜨겁게 달아오르던 방망이도 휴식 후 감이 쉬이 떨어질 수밖에 없었다. 대부분 젊고 풀타임 첫 해 선수들이 많았던 NC는 휴식이 징크스였던 이유다.
하지만 올해는 다르다. NC는 올 시즌 처음 휴식을 취하고 나서 치른 첫 경기에서 타격감이 달아올랐다. 특히 고무적인 부분은 젊은 선수들의 방망이였다. 1군 2년차 나성범이 3안타 5타점으로 활약했고 2년차 권희동은 연타석 홈런 포함 4안타를 때렸다. 고졸 3년차 리드오프 박민우도 3안타를 기록했다.
권희동의 말에 힌트가 있다. 권희동은 전날 경기 직후 “휴식기 동안 모자란 부분을 보완했다”며 “구단의 배려로 잘 쉰 것이 도움이 됐다”고 했다. 지난해 풀타임 경험을 토대로 잘 쉬는 방법을 찾아나가는 모습이다. 한편 27일 현재 리그 공동 4위(지난해 최하위)에 해당하는 팀 타율도 전반적으로 강화된 NC 타선을 보여주는 지표다. 이제 쉴 땐 쉬어도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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