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정호와 김민성이 오늘 경기를 계기로 상승세를 이어갔으면 좋겠다”
염경엽 넥센 감독은 27일 목동 SK전에서 승리하며 연패를 끊은 이후 4명의 선수를 언급했다. 승리투수가 된 에이스 앤디 밴헤켄, 2개의 홈런을 치며 팀 타선을 이끈 박병호의 이름이 첫 머리에 나왔다. 당연한 수순이었다. 그런데 그 뒤를 이어 두 선수의 이름이 따라 나왔다. 강정호와 김민성이었다. 그만큼 염 감독이 두 선수를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다는 뜻으로 풀이할 수 있다. 실제 두 선수는 넥센 반등의 가장 중요한 퍼즐들이다.
시즌 최다인 5연패에 늪에 빠지며 4위까지 떨어졌던 넥센은 27일 목동 SK전에서 10-5로 이기고 연패에서 벗어났다. 연패를 끊기 위한 선수들의 집중력이 공수주에서 여실히 드러난 경기였다. 의미는 또 있었다. 팀 최대 장점으로 손꼽히는 타선의 폭발이었다. 이날 넥센은 장단 15안타를 몰아치며 SK 마운드를 폭격했다. 15개의 안타 중 2루타 이상의 장타가 8개(홈런 3개, 3루타 1개, 2루타 4개)나 됐다.

박병호가 홈런 두 개를 치며 한꺼번에 승기를 가져온 것도 중요했지만 나머지 선수들의 활약도 좋았다. 주목할 만한 점은 6번에 위치한 김민성이 4타수 2안타를 쳤고 5번에 포진한 강정호는 시즌 10호 홈런을 쏘아 올렸다는 점이다. 어쩌면 넥센으로서는 박병호의 홈런 2개, 서건창 이택근의 3안타보다 더 고무적인 성과였을지 모른다. 염 감독의 말대로 두 선수가 5월 내내 이어왔던 부진에서 벗어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기 때문이다.
박병호 뒤에서 타점을 쓸어 담는 임무를 부여받는 두 선수는 5월 성적이 좋지 않았다. 강정호는 5월 20경기에서 타율이 2할6푼8리였다. 4월(.289)에 비해 부진했다. 김민성은 하락폭이 더 가팔랐다. 4월 22경기에서 타율 3할3푼3리에 3개의 홈런을 기록했던 김민성은 5월 타율이 2할1푼4리까지 처졌다. 홈런은 하나도 나오지 않았고 27일 경기 2루타 이전까지는 장타 또한 없었다. 심각한 난조였다.
넥센이 5연패에 빠졌던 것도 두 선수의 부진과 적잖은 연관이 있다. 박병호가 꾸준한 페이스를 보여줬음에도 불구하고 뒤에 위치하는 두 선수가 터지지 않아 폭발력이 감소했다. 강정호는 지난주 타율이 1할5푼8리였고 김민성은 1할8푼2리였다. 넥센 타선의 힘도 그만큼 떨어졌다. 그 강했던 넥센 타선은 지난주 6경기에서 5득점 이상 경기가 딱 한 번뿐이었다.
그랬던 강정호와 김민성이 27일 경기에서 실마리를 찾은 것이다. 강정호는 호쾌한 홈런포를 터뜨렸고 김민성은 멀티히트와 함께 5월 첫 장타를 뽑아냈다. 타격감이 서서히 올라갈 것임을 기대할 수 있는 타구였다. 그리고 두 선수의 활약이 넥센에 반드시 필요함도 27일 경기를 통해 증명이 됐다. 넥센은 이날 전체 타선이 끊임없이 고루 터지며 원기를 회복했다. 또한 강정호와 김민성이 제 궤도에 오른다면 박병호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넥센이 바라는 최상의 시나리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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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정호-김민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