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G 출루 행진’ 푸이그, 악동 아닌 에이스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4.05.28 06: 26

한 때 돌발 행동으로 눈총을 샀던 악동이었지만 이제 그 이미지는 서서히 사라지고 있다. 그라운드에서의 맹활약이 야시엘 푸이그(24, LA 다저스)에 대한 평가를 완전히 바꿔놓고 있기 때문이다. 이제 그를 악동이라고 부르는 목소리는 잠잠해졌다. 이제는 다저스 타선의 에이스다.
푸이그는 27일(이하 한국시간)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신시내티 레즈와의 경기에서 선발 우익수 3번 타자로 출전해 2타수 무안타를 기록했으나 볼넷 2개를 골랐다. 상대 선발이 ‘에이스’ 조니 쿠에토였음을 고려하면 전반적으로 안타를 칠 확률이 떨어지는 상황에서 2번의 출루로 기본은 했다. 다저스도 류현진의 7이닝 퍼펙트 역투를 묶어 4-3으로 이기고 상승세를 이어갔다.
이로써 푸이그는 27경기 연속 출루 행진을 이어갔다. 중간에 16경기 연속 안타가 낀 이 기록은 지난 4월 26일 콜로라도와의 경기부터 시작됐다. 한 달 이상 출루를 이어가고 있고 5월은 전체 경기에서 출루를 하고 있다는 의미가 된다.

리그 전체로도 상위권에 해당하는 성적이다. 올 시즌 최다 연속 경기 출루 기록은 호세 바티스타(토론토)가 가지고 있다. 바티스타는 4월 1일부터 5월 11일까지 37경기 연속 출루 행진을 이어갔다. 마이크 나폴리(보스턴, 33경기), 로빈슨 카노(시애틀, 31경기), 놀란 아레나도(콜로라도, 30경기), 조시 도날드슨(오클랜드, 29경기)만이 푸이그보다 더 나은 연속 출루 기록을 가지고 있다. 카노의 기록이 가장 근래 종료됨에 따라 이제 푸이그의 경신 여부만 남았다.
단순히 연속 출루 기록뿐만 아니라 올 시즌 전반적인 활약상이 놀랍다. 2년차 징크스에 시달릴 것이라는 우려도 있었으나 기우였다. 푸이그는 올 시즌 46경기에서 타율 3할4푼5리, 10홈런, 38타점을 기록하고 있다. OPS(출루율+장타율)는 무려 1.055에 이른다. 5월 한 달 동안의 성적은 환상적이었다. 27일까지 23경기에서 타율 4할1푼1리, 7홈런, 23타점, OPS 1.265로 맹활약했다. 내셔널리그 5월의 선수상에서도 가장 유력한 후보다.
스트라이크존을 벗어나는 유인구에 참을성이 생기면서 타석에서의 확률은 점점 높아지고 있다. 타격 뿐만이 아니다. 수비와 주루에서도 점차 안정감이 생기고 있다. 야생마의 원초적 본능은 어느 정도 유지하면서도 불필요한 동작을 줄이고 무리한 시도를 자제함으로써 팀에 믿음감을 심어주고 있는 중이다. 몇 차례 팬들을 뜨끔하게 하는 돌발행동은 이제 이런 맹활약 속에 애교로 치부되는 상황이다.
푸이그는 지난해부터 두 가면을 쓴 선수로 불렸다. 메이저리그를 대표하는 엄청난 재능을 지녔지만 그 재능이 올바르게 구현되지 않는다는 우려도 적지 않았다. 올해도 지각을 한 번 저지르며 구설수에 오른 바 있다. 그러나 서서히 야구선수로서, 그리고 한 사회인으로서 성숙해가는 모습에 현지의 기대도 점차 커지는 중이다. 푸이그가 이런 모습을 이어갈 수 있다면 MLB를 뒤흔드는 슈퍼스타로 성장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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