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타고투저 심화' 사상 첫 5점대 ERA 시대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4.05.28 13: 30

프로야구 타고투저 현상이 5월에 심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연일 핸드볼 스코어가 속출하며 사상 첫 5점대 리그 평균자책점 시대가 열리고 있다.
28일 현재 리그 평균자책점은 5.02까지 치솟았다. 사상 최대의 타고투저 시즌이었던 1999년 리그 평균자책점 4.98을 넘어 역대 최고 평균자책점 시즌. 평균자책점 뿐만 아니라 리그 타율도 크게 올랐다. 올해 리그 타율 2할8푼4리로 1999년(.276) 기록을 훌쩍 넘어서고 있다. 1999년을 능가하는 타고투저 시즌으로 흘러가는 것이다.
특히 5월 들어 타고투저 현상이 더욱 짙어지고 있다. 3~4월과 비교할 때 평균자책점이 4.68에서 5.42로 상승했고, 타율은 2할7푼7리에서 2할9푼1리로 올랐다. 경기당 평균 득점도 10.49점에서 11.70점으로 증가했으며 경기당 평균 홈런 1.80개에서 1.90개로 소폭 상승했다.

5월 들어서는 이른바 '핸드볼 스코어' 게임이 속출했다. LG·SK를 제외한 나머지 7개팀이 15득점 이상 대량득점 경기를 최소 한 번씩 치렀다. NC는 지난 7일 목동 넥센전에서 24점을 폭발시킨데 이어 27일 대전 한화전에서도 18점을 퍼부었다. 두산과 롯데고 15득점 이상이 2경기씩 된다.
날이 더워질수록 타자들의 방망이가 점점 더욱 뜨거워지고 있다. 대개 시즌 초반에는 투수, 중후반에는 타자들이 유리한 것이 일반적이다. 초반에는 힘이 있는 투수들이 타자들을 압도하고, 중후반에는 힘 떨어진 투수들의 공에 눈이 익은 타자들이 강세를 보이기 마련이다. 이 현상은 더 심화될 전망이다.
4월에 비해 외국인 타자들의 기세가 수그러 들었지만 국내 타자들이 힘을 내고 있다. 19홈런으로 이 부문 1위를 달리고 있는 박병호(넥센)를 필두로 박석민(삼성) 나성범(NC) 민병헌 김현수(두산) 이재원(SK) 등이 뜨거운 타격을 자랑 중이다. 2점대 평균자책점을 기록 중인 투수는 양현종(KIA·2.65) 앤디 밴헤켄(넥센·2.91) 2명 뿐이다.
상하위 타순을 구분하는 것이 무의미할 만큼 동시다발로 터진다. 특히 두산은 최근 12경기 연속 두 자릿수 안타를 치고 있고, 한화도 최근 6경기 연속 두 자릿수 안타로 화력이 아주 뜨겁다. 반면 6개팀의 불펜 평균자책점이 5점대로 집단 난조 현상을 보이고 있다. 크게 리드하고 있어도 마지막까지 안심할 수 없는 경기의 연속이다.
이처럼 투수들이 무너지고 있는 데에는 몇 가지 이유가 거론된다. 투수들이 타자들의 발전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는 게 가장 크다. 류현진·윤석민·오승환 등 리그를 호령한 특급 투수들의 해외 진출 공백도 생겼다. 아울러 9~10구단 창단에 따라 투수층이 얇아져 마운드 하향평준화로 이어졌다. 설상가상으로 좁은 스트라이크존도 투수들의 활약을 가로막는 요소다.
5점대 평균자책점 시대는 야구의 질적 하락을 야기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경기당 평균 경기시간도 3시간20분에서 3시간25분으로 증가했다. 역시 타고투저 시즌이었던 2009년(3시간22분)을 넘어 가장 긴 경기시간. 경기당 평균 실책도 1.54개로 2001년(1.55개) 이후 최다. 결코 달갑지 않은 타고투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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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김영민 기자 ajyoung@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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