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홍렬 출연 페이크 다큐, '선병맛 후중독' 될까
OSEN 표재민 기자
발행 2014.05.28 15: 00

MBC 새 코미디 프로그램 ‘코미디의 길’이 관록의 코미디언 이홍렬을 앞세워 페이크 다큐를 방송하고 있다.
다소 익숙하지 않은 장르지만 이홍렬이 코미디 무대로 돌아와 겪는 우여곡절을 통해 웃음과 공감을 선사하겠다는 계획. 공개 코미디에 익숙한 시청자들에게 다양한 장르의 코미디를 통해 즐거움을 안기고자 하는 기획의도를 가지고 있다.
일단 3회가 방송된 페이크 다큐는 이홍렬과 후배 김용재가 코미디 무대에 오르기 위해 산전수전을 겪는 과정을 담았다. 대선배의 귀환이 부담스러운 후배들의 기피, 제작진의 난색 속에서도 코미디 무대에 오르겠다는 의지를 굽히지 않는 이홍렬의 짠한 분투기가 주된 이야기다.

상황극으로 잘 짜인 대본을 연기하지만 실제 코미디 프로그램 제작 과정에서 벌어질 법한 이야기를 다루면서 실제와 가상을 넘나드는 묘미가 있다. 과거 이홍렬과 호흡을 맞췄던 박미선, 이휘재가 몰래 뒷담화를 하고, 이홍렬 입장에서 새파랗게 어리다고 생각할 수 있는 최원석 PD가 존재 자체를 부담스러워하는 과정이 고스란히 담겼다.
한때 큰 인기를 누리고 우리나라 코미디계의 한 획을 그은 코미디언이지만 다시 코미디 무대로 돌아왔을 때 겪을 만한 괴리감과 고난의 과정이 중장년층의 공감을 살 만한 따뜻한 시선으로 처리되고 있다. MBC 코미디를 이끌어가는 주역들이 간간히 출연해 재미를 더하는 것도 이 페이크 다큐를 보는 재미. 카메라 밖 코미디언들의 일상을 훔쳐보는 듯한 기분도 느끼게 한다. 
또한 MBC 19기 공채이자 명문대 출신의 김용재의 다소 어수룩한 캐릭터가 까다로운 성격으로 설정된 이홍렬과 묘한 조화를 이루며 시청자들에게 웃음을 안기고 있는 중이다. 무려 28년 터울의 선후배인 두 사람은 코미디 무대가 절실하다는 공통점 속에 매일 아이디어를 짜겠다고 방송국을 서성거리지만 되는 일 하나 없어 낙심하기 일쑤다. 앞으로 두 사람이 이 코너에서 서로에게 모자란 부분을 채워주며 환상의 콤비로 자리잡는 과정도 관전 포인트다.
페이크 다큐는 공개 코미디에 익숙한 시청자들에게 다소 이질적으로 여겨질 수 있는 장르. 묘한 중독성이 있는 강점이 있는 이 페이크 다큐가 ‘선병맛 후중독’을 이끌어낼 수 있을까. 데뷔 30년을 훌쩍 넘긴 후 새로운 도전을 통해 웃음과 함께 동시에 희망을 안기고자하는 이홍렬이 앞으로 걸어가는 길이 더욱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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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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