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장동건 VS 40대 장동건[인터뷰]
OSEN 김경주 기자
발행 2014.05.28 15: 45

SBS 드라마 '신사의 품격' 속 여심을 흔들던 로맨틱가이 김도진, 배우 장동건이 이번에는 몸을 사리지 않는 액션으로 돌아왔다. 영화 '아저씨'로 한국 액션 장르의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는 평을 받은 이정범 감독과 손잡고 말이다.
영화 '우는 남자' 예고편 속 장동건은 뭐랄까, 예전보다 한층 농익은 모습이다. 외로운 킬러, 곤으로 변신한 그는 어딘가 모르게 원숙해 보이고 또 어딘가 모르게 여유로워 보인다. 어느덧 데뷔 22년 차, 40세를 넘긴 데서 오는, 이런 게 연륜이라는 걸까.
본인 자신도 나이를 먹고 연륜이 쌓이면서 좀 더 여유로워지는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 덕분에 작품 선택에서도 자유로워졌단다. 어렸을 땐 이미지 때문에 하고 싶어도 하지 못했던 작품이 있었다면 지금은 끌리면 한다고. 지금 검토 중인 작품도 예전 같았으면 하지 않았을 작품이라며 "조그마한 영화예요"라고 살짝 귀띔해줬다.

"데뷔한 지 어느덧 20년이 넘었는데 지금이 되게 좋은 것 같아요. 한 때는 그랬던 시절이 있었어요. 내가 이 작품을 하고 싶은데도 뭔가 다른 요인들 때문에 하면 안 될 것 같아 고사했던 적이요. 하지만 지금은 그런 시기를 지난 것 같아요. 그때는 뭐랄까. 다 나만 바라보고 있는 것 같은 느낌이 들 때도 있었어요. 지금은 그런 부분에선 좀 자유로워진 것 같아요. 내가 끌리면 할 수 있는 그런 시기가 된 것 같거든요. 그런 점들이 되게 좋아요. 그리고 예전에는 남들이 성공이라고 이야기할 때도 그걸 받아들이지 않았던 것 같고, 때문에 좋은 순간들을 즐기지 못했던 것 같아서 후회스러워요. 그렇지만 지금은 하고 싶은 걸 해서 좋은 평가를 받았을 때 그걸 즐길 수 있는 여유가 생긴 것 같아요."
여유로움이 생겨서일까. 장동건은 자신의 외모에 대해서도 관대해졌다. 과거엔, 이 조각 같은 외모가 싫을 때가 있었단다. 그래서 반항도 했단다. 그렇지만 지금은 고맙기만 하다고 했다. '잘생겼다'는 이미지 덕분에 득을 봤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본인이 잘생긴 걸 알고는 계시죠?"라는 기자의 질문엔 "지금은 아닌 것 같아요"라고 대답했다는 망언은 비하인드 스토리.
"제 외모는 저에게 득인 것 같아요. 어찌 됐든 처음에 대중의 관심을 끌게 해 준 것이니까 당연히 득이죠. '잘생겼다'는 건 이제는 하나의 이미지가 된 것 같아요. 그게 싫진 않아요. 그런데 어렸을 땐 싫었던 적도 있었어요. 그래서 혼자서 반항도 했죠. 작품을 선택할 때, 역할을 선택할 때 최대한 외모와 상관없는 역할을 의도적으로 했어요. 일부러 망가뜨리는 역할도 하고요. 다른 것들을 보여주고 싶었거든요. 하지만 지금은 고마울 따름이에요."
나이가 들면서 어린 시절의 장동건과 하나 더 달라진 것을 꼽자면 이제 그의 곁에는 평생을 함께할 동반자와 그를 쏙 빼닮은 아이들이 있다는 것일 터. 연기를 제외한 일상에서 재밌는 일을 묻는 말에 주저 없이 "아이들을 보는 재미"라고 답한 그는 아이들 때문에 사진을 배우고 있다고 했다. 아이들의 모습을 더 예쁘게 담으려 하다 보니 자연스레 사진을 배우게 됐다고. 역시 아이들이 있는 집엔 카메라가 빠질 수 없다며 때아닌 수다의 장이 펼쳐지기도 했다.
"아이들을 보는 재미가 가장 크죠. 요즘 사진에 관심이 생겨서 카메라를 공부하고 있는데 집에서 아이들 사진을 찍다가 자연스럽게 관심이 생겼어요. 처음엔 핸드폰으로 찍다가 이렇게 찍어볼까? 하고 구도를 연구하고, 달리는 걸 찍으려니 더 좋은 카메라를 사게 되고(웃음). 사진전까지는 아니고 아이들 때문에 자연스럽게 생긴 취미에요."
20대의 장동건, 그리고 40대의 장동건. 그럼 60대의 장동건은 어떨까. 40대가 돼 중년의 액션을 선보일 예정인 그는 60대에도 이와 같은 액션을 해낼 수 있을까. 특히나 60대 배우들의 액션이 드문 우리나라에서 관객들은 60대 장동건의 액션을 기대해도 되는 걸까. 그때까지 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게 장동건의 바람이다. 이번에도 운동하면서 10년 전의 몸으로 돌아간 것 같다고 기뻐한 그는 60대에도 운동을 꾸준히 해 액션을 하고 싶다고 했다.
"저도 그런 생각을 했던 적이 있어요. 과연 내가 액션을 언제까지 할 수 있을까. 이번 영화를 찍기 전에 액션에 대한 부담이 있었어요. 몸 관리를 4년 정도 안 했거든요. 그런데 이 영화를 하면서 오랜만에 운동을 다시 시작했는데 처음 한 달은 이게 거의 마지막 액션일 수 있겠다 싶더니 한 달 두달 하면서 괜찮아지더라고요(웃음). 10년 전으로 돌아간 것 같다고 주변 사람들도 그러더라고요. 영화는 끝났지만 운동은 꾸준히 하고 있어요. 60대까지 할 수 있느냐고요? 그때까지 할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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