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영(24, 퀸스 파크 레인저스)이 261일 만에 A매치에 출격했지만 김진수(22, 알비렉스 니가타)의 공백을 메우지 못하며 아쉬움을 남겼다.
홍명보(45) 감독이 이끄는 축구 국가대표팀(FIFA랭킹 55위)은 28일 오후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아프리카의 튀니지(피파랭킹 49위)와 평가전서 전반 44분 주하이에르 다우아디에게 선제 결승골을 내주며 0-1로 패배했다.
튀니지전은 두말할 나위 없이 중요한 한 판이었다. 홍명보호의 국내 마지막 평가전이자 월드컵 출정식을 겸하는 자리였다. 더욱이 튀니지는 한국의 조별리그 2차전 상대인 알제리(이상 아프리카)의 맞춤 상대였다.

이날 윤석영은 A대표팀 유니폼을 입고 261일 만에 그라운드를 밟았다. 지난 2013년 9월 10일 크로아티아와 평가전서 풀타임을 소화한 이후 실로 오랜만에 홍명보 감독의 선택을 받았다.
뜻하지 않은 기회였다. 주전 왼쪽 풀백인 김진수가 경미한 발목 부상으로 전열에서 이탈했다. 홍명보 감독은 본무대를 위해 김진수를 무리해서 출전시키지 않았다. 대신 지난 25일 제일 늦게 대표팀에 합류한 윤석영에게 기회를 줬다.
윤석영은 그간 김진수와 주전 경쟁에서 밀리며 월드컵 출전조차 불투명했다. 하지만 시즌 막판 소속 팀에서 출전하며 박주호(마인츠)를 밀어내고 생애 첫 월드컵 출전의 꿈을 이뤘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박주호의 탈락과 윤석영의 발탁을 두고 잡음이 일었다. 독일 분데스리가에서 주전으로 활약한 박주호 대신 잉글랜드 챔피언십(2부리그)서 간간이 출전한 윤석영이 뽑힌 것에 대해 이해할 수 없다는 팬들의 반응이 주를 이뤘다.
윤석영은 이러한 논란에 튀니지전서 경기력으로 대답해야 했다. 하지만 짙은 아쉬움을 남겼다. 윤석영은 좀체 예열을 하지 못했다. 전반 4분과 13분 측면에서 완벽한 찬스를 잡았지만 부정확한 크로스를 올려 공격의 맥을 끊었다. 본업인 수비도 불안했다. 몸이 무거워 공격수에 앞서 볼을 따내지 못했다. 아직은 실전 감각이 부족한 듯 보였다.
후반 들어서도 윤석영의 활약은 미미했다. 줄기차게 왼쪽 측면을 오갔으나 소득은 없었다. 윤석영은 90분 풀타임을 소화하며 체력에는 문제가 없음을 과시했지만 경기력에는 의문점을 남겼다. 홍명보호는 윤석영의 부진으로 왼쪽 풀백 자리에 고민거리를 안게 됐다.
한편 홍명보호는 오는 29일 회복훈련을 가진 뒤 30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전지 훈련지인 미국 마이애미로 떠난다. 내달 10일에는 미국에서 가나와 평가전을 치르고, 월드컵 베이스캠프인 이구아수로 이동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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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월드컵경기장= 이대선 기자 sunda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