놀라움 그 이상이다. 정보석과 김강우가 소름 돋는 미친 연기력으로 시청자를 사로잡고 있다. 안면 근육의 작은 떨림마저 의미심장한 두 남자. 이들의 흠잡을 데 없는 연기는 복수와 사랑을 한 데 섞은 전형적인 스토리에 힘을 불어넣으며 매회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다.
지난 28일 방송된 KBS 2TV 수목드라마 '골든크로스'(극본 유현미 극본, 연출 홍석구 이진서) 13회에는 서동하(정보석 분)와 전면전을 예고하는 강도윤(김강우 분), 서이레(이시영 분)의 모습이 전파를 탔다.
앞서 이레는 죽은 강하윤(서민지 분)의 스폰서 문재호 계좌를 추적하던 끝에, 이 계좌가 부친의 차명계좌임을 알고 충격에 빠졌다. 설상가상으로 서동하의 서재에 있던 이레는 도윤의 청부살인을 사주하는 부친을 목격하곤 경악하며 눈물만 삼켰다.

지금까지 이레에게 서동하는 세상에서 가장 사랑하는 존재. 하지만 그토록 자상하고 완벽했던 아버지가 한 가족을 비극에 빠트린 살인마라는 사실에 이레는 충격을 감추지 못했다. 이에 이레는 즉시 도윤에게 전화를 걸어 함정에 빠졌음을 알린 후, 현장으로 달려가 도윤을 지켰다. 서동하의 사주를 받은 건달들이 도윤을 죽이려 달려들자 대신 몸을 던져 이를 막은 것.
도윤은 가까스로 함정에서 빠져나올 수 있었지만, 머리부상을 당한 이레는 피를 철철 흘리며 의식을 차리지 못했다. 이에 다급해진 도윤은 이레를 급히 병원으로 옮겼고, 정신을 잃은 이레를 안타깝게 지켜봤다. 당초 도윤이 이레에게 접근한 것은 서동하를 향한 복수심 때문이었지만, 어느새 이레를 깊이 사랑하고 있음을 자각하는 순간이었다.
이후 도윤이 아버지가 남긴 비망록과 전 한민은행장의 증언을 확보하며 서동하와의 전면전을 예고한 사이, 이레는 강주완(이대연 분) 부녀 살해혐의로 서동하를 기소할 의지를 다졌다. 특히 이레는 뻔뻔하게 자신의 행동을 정당화하는 서동하의 모습에 실망감과 혐오감을 표출, 도윤에게 결별을 선언한 후 정의실현을 위한 행보를 시작해 기대감을 높였다.
'골든크로스'는 우리나라 상위 0.001%로 경제를 좌지우지하는 사람들의 비밀 클럽 이름으로, 이 비밀 클럽의 음모에 휩쓸린 한 남자의 욕망과 음모를 그린 탐욕 복수극. 극 중 강도윤을 연기하는 김강우는 연민을 자아내는 섬세한 내면연기로 복수의 당위성을 전파한다. 그러면서 이레를 향한 사랑에 괴로워하는 도윤의 아픔을 처연한 오열연기로 담아내 극의 몰입도를 높이고 있다.
그와 대립각을 세우고 있는 서동하 역의 정보석 또한 마찬가지. 정보석은 매 작품마다 연기 호평이 잇따르는 배우임에 틀림없지만, ‘골든크로스’에서는 온화로운 미소와 섬뜩한 살기를 오가며 더욱 진가를 발휘하고 있다. 김강우와 정보석의 괴물 같은 연기대결로 더욱 흥미진진해지고 있는 ‘골든크로스’. 이들의 연기가 시청률 상승으로 보답받을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minhee@osen.co.kr
'골든크로스' 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