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방지축이었다. 대주자로 기용하면 견제사를 당했다. 황당 주루를 하기도 했다. 유격수로 나서면 팝플라이를 잡지 못했다. 방망이도 헛돌리기 일쑤였다. 2군으로 내려가기도 했다. 그러던 선수가 어느새 무서운 루키로 돌변했다.
KIA 신인 내야수 강한울(23)이 단단한 야구로 눈길을 모으고 있다. 강한울을 지난 28일 광주-KIA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2014 한국야쿠르트 세븐 프로야구 두산과의 경기에서 공수에서 맹활약을 펼쳤다.5타수 2안타 2득점을 올렸고 유격수와 2루수로 깔끔한 수비를 보였다.비록 팀이 9회 대역전패를 당했지만 강한울 야구를 보는 재미는 쏠쏠했다.
강한울은 이날 9번타자 겸 유격수로 선발출전했다. 터줏대감 김선빈은 벤치를 지켰다. 2회 첫 타석은 2루 땅볼로 물러났으나 차일목을 3루로 보냈다. 의식적으로 2루쪽으로 당겨쳤다. 이어 이대형의 중전 적시타가 나왔다. 주자가 차일목이 그대로 2루에 있었다면 득점은 어려웠다.

방망이로도 한몫했다. 4회에서는 1사후 우중간을 가르는 3루타를 터트렸다. 김선빈의 좌중간 2루타때 홈을 밟아 귀중한 추가점을 뽑았다. 아울러 6회에서도 선두타자로 나와 중전안타를 날렸고 김선빈의 좌중간 적시타때 홈에 생환해 6점째를 만들었다.
강한울은 1회 공격에서 2루수 안치홍이 도루를 시도하다 오른 무릎통증으로 빠지자 갑자기 2루로 옮겼다. 유격수는 김선빈이 맡았다. 강한울은 김선빈과 호흡을 맞추며 병살플레이를 연결시키는 등 깔끔한 수비솜씨를 보여주었다. 유틸리티 내야수로도 가능성을 입증했다.
전날에도 2안타 1볼넷 2득점을 올리며 승리에 기여했다. 특히 양현종이 흔들릴때 그림같은 다이빙 캐치로 팀 승리에 결정적인 노릇을 했다. 이틀동안 4안타 4득점에 그림같은 수비로 팀의 공수를 이끌었다. 어느새 신인이 아닌 베테랑 야구를 하고 있다.
강한울은 스프링캠프에서 MVP에 오를 정도로 인상적인 활약을 했다. 당당히 개막 엔트리에 포함됐으나 1군 무대는 어려움 그 자체였다. 타격, 주루, 수비에서 실수를 연발하면서 실망을 시켰다. 그러나 일종의 적응 과정이었다. 김선빈이 부상으로 빠지자 대체카드로 투입됐고 경험이 쌓이면서 잠재력을 드러내고 있다.
어느새 타율도 3할1푼4리(51타수 16안타)까지 끌어올렸다. 강한울이 날카로운 타격을 하자 팀 타선에 활력이 생기고 있다. 타선의 연결력과 집중력이 개선되면서 최근 10경기에서 7번이나 두자리 안타를 생산하고 있다. 득점력도 좋아지고 있다. 탄탄한 수비력까지 보여주면서 내야안정화를 이루었다.
무엇보다 팀내에 경쟁의 바람이 불고 있다. 김선빈이 복귀했지만 2경기 연속 강한울에게 선발출전권을 빼앗겼다. 결국 김선빈도 텃밭을 자신할 수 없는 상황이다. 강한울의 활약에 김선빈도 "강한울이 잘하고 있어 솔직히 (주전확보가)걱정된다"고 말할 정도이다. 급 당황한(?) 김선빈은 28일 경기서 2안타 2타점을 올리며 존재감을 드러냈다. 신인 한 명이 주전들을 자극하면서 KIA의 체질을 바꾸고 있는 셈이다. 아무래도 강한울 효과가 한 두가지가 아닐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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