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슴 졸이며 지켜봐야 했던 시기도 있었다. 이젠 다르다. 확실한 믿음이 느껴진다. 이름 석 자 앞에 '수비 요정'이라는 수식어까지 붙었다. 주인공은 삼성 외야수 최형우.
잘 알려진대로 최형우는 포수 출신이다. 하지만 그는 포수로서 두각을 드러내지 못했고 방출 통보를 받았다. 최형우는 2년간 경찰청 야구단에서 국방의 의무를 수행하며 전환점을 마련했다.
그는 포수에서 외야수로 전향해 수비 부담을 줄이고 공격력 향상에 주력했다. 그리고 2007년 2군 북부리그서 타율 3할9푼1리 128안타 22홈런 76타점 72득점으로 도루를 제외한 공격 전 부문에서 1위를 차지했다.

2008년 삼성에 재입단한 최형우는 외야진의 한 축을 맡았다. 채태인, 박석민과 함께 삼성 타선의 세대 교체를 이끌었다. 하지만 공격에 비해 수비에서의 아쉬움은 컸다. 이른바 '실책 투성이'였다. 팀내 최고의 성실파로 꼽히는 최형우는 공격 뿐만 아니라 수비 훈련에도 많은 시간과 노력을 투자했다.
그 결과 공격 뿐만 아니라 수비에서도 합격점을 받게 됐다. 최형우는 수비에 대한 욕심이 크다. 은퇴하는 그날까지 좌익수로 뛰는 게 목표라고 말할 정도다.
삼성 외야 수비 지도를 맡고 있는 김평호 코치는 "내야수의 외야 전향은 그리 오래 걸리지 않는다. 반면 최형우는 그 기간이 길었다"고 말했다.
"최형우의 끊임없는 노력이 만든 성과"라는 게 김평호 코치의 설명이다. "스스로 수비에 대한 컴플렉스를 해소하기 위해 정말 열심히 했다. 틈만 나면 외야 펑고를 쳐달라고 조르기도 했다. 나 또한 가르치는 맛이 절로 생겼다". 김평호 코치는 최형우의 끊임없는 노력에 아낌없는 박수를 보냈다.
5년 전과 비교했을때 지금의 최형우는 완전체에 가깝다. 김평호 코치는 "예전 같으면 다 안타였는데 이제 사뿐히 다 잡아낸다. 보이지 않는 호수비도 자주 연출한다. 수비할때 보면 여유가 느껴진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최형우는 28일 잠실 LG전에 4번 좌익수로 선발 출장, 5타수 2안타 1타점 1득점 고감도 타격을 뽐냈다. 수비에서도 그의 활약은 빛났다. 2회 이병규(7번)의 페어성 타구를 전력 질주해 걷어냈다. 진필중 XTM 해설위원은 "어려운 타구였는데 최형우의 스타트가 굉장히 좋았다"고 칭찬했다. 선발 J.D. 마틴 또한 최형우의 호수비에 박수를 보냈다.
리그 최고의 좌타 거포 최형우는 공수를 겸비한 타자로서 자신의 가치를 드높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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