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상의 베스트11이 총출동했지만, 파괴력은 크지 않았다.
홍명보 감독이 지휘하는 축구국가대표팀은 28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치른 튀니지와 평가전에서 0-1로 패했다. 브라질 월드컵 출정식을 앞두고 열린 국내 최종평가전이었기에 승패와 내용에서 모두 국민들에게 실망감을 주기에 충분했다.
이날 대표팀은 사실상의 베스트11을 총출동시켰다. 최전방의 박주영, 좌우날개 손흥민, 이청용, 2선의 구자철 모두 예상했던 바다. 한국영은 기성용의 짝으로 최상의 조합임을 다시 한 번 입증했다. 수비라인은 윤석영-김영권-홍정호-이용이 맡았다. 골키퍼는 정성룡이 3경기 연속 출전했다. 윤석영을 제외하면 사실상 베스트11이라고 볼 수 있었다.

하지만 파괴력은 크지 않았다. 최전방의 박주영은 고립돼 슈팅 1회에 그쳤다. 좌우에서 올라오는 크로스는 정확성이 매우 떨어졌다. 공격옵션이 전무한 상황에서 구자철과 손흥민의 개인기에 의한 중거리 슈팅으로 득점을 노렸다.
수비는 더 심각했다. 전반 43분 주하이에르 다우아디에게 실점한 장면은 최악이었다. 다우아디가 50m 드리블을 치는 동안 무려 4명의 수비수가 달려들었지만, 막지 못했다. 유기적인 커버플레이도 나오지 않았다. 상대에게 지나치게 넓은 공간을 열어주는 장면이 속속 목격됐다.
경기 후 홍명보 감독은 “수비적인 측면에서 우리 미드필더와 수비 라인이 공간을 많이 내줘서 상대 공격수들이 원활하게 플레이했다. 그런 플레이가 또 나오면 어려운 경기를 계속할 것이다. 수비 조직력은 좋았다고 말할 수 없다”고 시인했다.
문제는 우리에게 남은 시간이 별로 없고, 수비조직력은 단기간에 끌어올리기 쉽지 않다는 점이다. 29일 휴식을 취한 대표팀은 오는 30일 미국 마이애미로 출국해 6월 9일 가나와 최종평가전을 치를 예정이다. 브라질 쿠이아바에 훈련캠프를 차리는 대표팀은 6월 18일 러시아전까지는 약 20일의 시간밖에 남지 않았다. 긴 이동거리와 시차를 감안할 때 실질적으로 발을 맞출 수 있는 기간은 그리 길지 않다. 더구나 김진수의 오른쪽 발목 부상으로 완벽한 포백라인업이 제대로 가동될 수 있는 시간은 더 줄어든다.

이제 실험할 단계는 지났다. 최정예 멤버들이 완벽하게 조직력을 맞춰야 하는 시점이다. 홍명보 감독과 선수들이 튀니지전 패배로 뼈저린 교훈을 얻었으니, 남은 기간 최선을 다해주는 수밖에 없다. 홍 감독은 “오늘 경기가 좋은 교훈 줄 거라고 생각한다. 남은 기간 준비 잘해서 월드컵 대비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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