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5분 뛴 박주영, 체력은 ‘합격’ 파괴력은 ‘글쎄’
OSEN 서정환 기자
발행 2014.05.29 08: 05

오랜만에 실전에 투입된 박주영(29, 아스날)이 체력문제를 불식시켰다. 하지만 파괴력은 떨어졌다.
홍명보 감독이 지휘하는 축구국가대표팀은 28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치른 튀니지와 평가전에서 0-1로 패했다. 브라질 월드컵 출정식을 앞두고 열린 국내 최종평가전이었기에 승패와 내용에서 국민들에게 실망감을 주기에 충분했다.
원톱으로 나선 박주영은 후반 30분 김신욱과 교대할 때까지 75분을 소화했다. 최근 부상으로 소속팀에서 거의 기회를 얻지 못했음을 감안할 때 장족의 발전이었다. 박주영은 약 1년 만에 다시 국가대표로 뛴 지난 3월 그리스전에서 46분만 뛰고 교체됐다. 파주NFC에 조기 입소해 몸을 만든 결과 체력적인 부분은 큰 발전을 이룬 셈이다.

박주영이 마지막으로 90분 풀타임을 소화한 것은 지난 2012년 11월 30일,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셀타 비고로 임대시절이었다. 당시 박주영은 코파 델 레이(스페인 국왕컵) 32강 2차전 알메리아전에서 90분 풀타임을 소화했고, 이후로 줄곧 교체 혹은 벤치를 반복하며 풀타임과 멀어져갔다. 임대에서 복귀해 다시 잉글랜드 챔피언십(2부리그) 왓포드로 임대됐을 때도 풀타임을 소화한 기록은 없다.
월드컵 본선무대에서 박주영의 역할은 매우 중요하다. 원톱자원이 많지 않은 홍명보호에서 박주영은 주전포워드로 출전이 예상된다. 그가 많은 시간을 소화할 수 있느냐는 대표팀의 경기력과 직결된다. 박주영이 제 몫을 다해줘야 첫 월드컵에 나서는 김신욱도 부담을 덜 수 있다.
다만 전술적인 부분에서 박주영에게 합격점을 주기는 어려웠다. 최전방에서 고립된 박주영은 제대로 패스 한 번 받기도 어려웠다. 중앙과 측면으로 빠진 박주영은 동료들에게 패스를 연결해주는 플레이로 활로를 찾았다. 하지만 구자철, 손흥민 등과의 호흡이 완전치 않아 답답한 플레이가 자주 나왔다. 어떤 플레이를 하겠다는 노림수를 볼 수 없었다.
코너킥 등 세트피스 상황에서 박주영의 제공권 장악능력도 아쉬움이 남는다. 박주영은 원톱다운 파괴력을 전혀 보여주지 못했다. 본선에서 맞붙을 러시아, 벨기에 등도 원톱 박주영을 집중마크할 것이 자명하다. 박주영을 살릴 수 있는 방법을 찾지 못하면 대표팀의 승산도 없다.  
경기 후 홍명보 감독은 “박주영은 움직임이나 컨디션 적인 면에서 문제가 없다는 것을 확인했다. 하지만 상대의 밀집수비를 파괴하지 못했다”고 평가했다. 남은 기간 홍명보호는 ‘박주영 활용법’을 갈고 닦아야 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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