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나의 거리’가 드라마 속 필수 직업군인 의사나 변호사, 또는 재벌들이 없어도 평범한 캐릭터들만으로 충분히 재미있는 스토리를 만들어가며 시청자들을 끌어당기고 있다.
JTBC 월화드라마 ‘유나의 거리’(극본 김운경, 연출 임태우)는 직업, 성별, 나이, 성격까지 천차만별인 개성만점 사람들과 전직 소매치기범인 유나(김옥빈 분)가 사는 다세대주택에 세상 어디에도 없는 착한 사나이 창만(이희준 분)이 들어온 후, 상처와 아픔을 치유 받고 함께 부대끼며 살아가는 이야기를 그린 드라마.
‘유나의 거리’ 속 등장인물들 중 특별히 똑똑하거나 부유한 사람들은 볼 수 없다. 하나 같이 거친 세상과 힘겹게 부딪히며 살아간다. 유나는 커피숍에서 일하지만 소매치기였던 아버지(임현식 분)과 같이 간간이 지갑을 훔치며 손맛을 본다. 창만은 아는 것도 많고 못하는 게 없는 청년이지만 아직까지 번번한 직장에 들어가지 못한 취준생(취업준비생)이다.

또한 장노인(정종준 분은)은 한때 좀 날렸던 건달이었지만 지금은 기초생활수급대상자가 돼 쌀과 김치를 공짜로 받는 인물이고 한사장(이문식 분)의 처남 홍계팔(조희봉 분)은 딱히 직업도 없고 사람보다 개를 좋아해 ‘개삼촌’이라 불린다.
이외에도 콜라텍을 운영하는 한사장, 노가다 뛰며 사는 변칠복(김영웅 분), 돈이라면 사랑 없이도 만날 수 있다는 김미선(서유정 분), 배우가 꿈이지만 끼가 없어 매번 좌절을 맛보는 한다영(신소율 분) 등 주변에서 쉽게 볼 수 있는 친숙한 캐릭터들이 등장해 극을 이끌어 간다. 의사나 재벌이 한 명쯤은 있을 법도 하지만 ‘유나의 거리’는 다르다.
평범한 사람들로 가득한 ‘유나의 거리’. 그래서 진짜 ‘사람냄새’ 나는 드라마라고 평가받고 있다. 요즘 출생의 비밀, 불륜 등 막장드라마나 장르드라마들이 주목받고 있는 가운데 시청자들에게 익숙한 감정, 공감 가는 우리네 ‘웃픈’ 이야기들을 담고 있기 때문.
김운경 작가는 앞서 ‘서울의 달’, ‘서울 뚝배기’, ‘파랑새는 있다’ 등을 통해 인간적이고 소외된 사람들의 이야기를 생생하고 재미나게 풀어내 큰 인기를 끌었다. 그는 ‘유나의 거리’에서도 앞서 전작들에서 담았던 소시민들의 삶과 따뜻한 정서를 담고 있는 것은 물론 일상의 소소한 재미를 맛깔 나는 대사들로 풀어내고 있어 회를 거듭할수록 시청자들을 끌어 모으고 있다.
연기파 배우들 또한 한 몫 하고 있다. 정종준, 이문식, 조희봉, 안내상, 김희정 등 내공 있는 배우들이 감칠맛 나는 연기로 재미를 배가시키고 있다. 이는 시청률로도 나타났다. 1회 시청률은 1.616%(닐슨코리아, 전국유료방송가구기준)의 아쉬운 시청률을 기록했지만 갈수록 시청률이 상승, 3회분에서 2%를 돌파하며 상승세를 탔다.
의사와 변호사, 재벌 없이도 꽉 찬 스토리와 평범하지만 개성 있는 캐릭터들로 드라마를 끌어가고 있는 ‘유나의 거리’. 앞으로 어떤 에피소드들이 펼쳐질지 기대가 모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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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TBC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