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 어디가’에 출연 중인 유부남 스타들이 안방극장 공습 중이다. 아내 없이 아이들을 돌보느라 늘 진땀을 흘리는 허당 아빠들인데, 정이 가고 가끔은 멋있어 보이기까지 하는 마법이 발휘되고 있다.
MBC 예능프로그램 ‘일밤-아빠 어디가’에 출연 중인 아빠들이 하나 같이 시청자들의 호감을 사고 있다. 아이들이 선사하는 청정 웃음과 함께 아빠들의 대화 속에 묻어나는 매력이 여행이 반복될수록 배가 된다는 호평을 받는 상황이다. 비록 유부남이고, 아저씨지만 자녀들에 대한 사랑을 표현하기만 해도 멋있게 느껴지는 것은 그만큼 이 프로그램을 통해 이들이 보여주는 진심이 안방극장에 통하고 있기 때문이다.
맏형 성동일은 툭툭 던지는 농담 속에 정이 듬뿍 담겨 있는 성향이 있다. 다른 아빠들과 나이 차이가 많지만 분위기를 살리고 대화를 유도하려고 노력하는 흔적이 엿보인다. 1기에 이어 2기에 합류한 그는 이 프로그램의 구심점 역할을 하고 있다. 그의 연륜은 제작진이 놓칠 수 있는 아빠들의 농담을 되새기거나, 아이들의 작은 말 한마디를 부각시키는 역할에서 빛이 난다. 무엇보다도 아내에 대한 고마운 감정에 눈물을 흘리기도 하고, 아이들의 교육에 깊은 고민이 담긴 이야기로 프로그램의 진정성을 높이고 있다.

김성주는 다른 아빠들과의 유대 관계가 좋다. 동갑내기 류진과 허당 커플을 형성하기도 하고, 안정환의 구수한 농담을 이끌어내기도 하며, 윤민수에게 의외로 당하는 모습으로 웃음을 유발한다. 아이들이 소외받지 않게 섬세한 배려를 하고 아이에게 엄격할 때와 친근하게 다가갈 때에 대한 판단력이 정확한 편이라 육아에 고민이 많은 부모들에게 지침서가 되고 있다. 이 프로그램 속 ‘케미 요정’이라고 불릴 정도로 김성주와 함께 하는 아빠들과 아이들의 대화는 웃음이 끊이지 않는다.
아들 윤후에게 친구 같은 아빠인 윤민수는 아빠들 사이에서 막내이지만 의외로 돌직구를 날리며 반전 매력을 뽐내고 있다. 안정환과 ‘과체중 커플’로 재미를 선사하기도 하고, 아들 윤후의 고민과 관심을 잘 파악해 친구처럼 상담을 해주며 전천후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언제나 아들을 이해하려고 하고, 편안하게 다가가면서도 교육을 게을리지 않는 윤민수는 ‘아빠 어디가’를 통해 호감도를 확 높인 대표적인 스타다. 최근에는 형 류진을 놀리는 재미에 푹 빠져 기묘한 먹이사슬을 형성하며 시청자들의 웃음보를 자극하고 있다.
요즘 가장 부각이 되고 있는 아빠는 안정환이다. 초반 서툴기만 한 호랑이 아빠였던 그는 여행이 계속되면서 몰라보게 변했다. 아들에 대한 사랑이 가득해 정세윤이 자신보다 좋다는 안리환에게 서운한 감정을 토로하기도 하는 ‘아들 바보’의 면모로 웃음꽃을 유발했다. 아들을 엄격하게 키우려고 고민을 하면서도 애정 표현을 숨기지 못해 찡한 눈물을 보이기도 하는 인간적인 면모로 시청자들의 마음을 뒤흔들었다. 다른 아빠들과 친해지면서 주고 받는 농담은 그의 범상치 않은 입담을 확인하게 한다.
‘기린 형’이라는 별명을 얻은 류진은 이지적인 외모와 대비되는 순한 매력으로 사랑을 받고 있다. 어딘지 모르게 허당기가 충만한 이 아빠의 연신 당황하는 모습은 다른 아빠들의 놀림감이 되기도 하지만 덕분에 시청자들에게 한층 가깝게 다가가고 있다. 아들과 다소 어색한 사이라는 것을 강조하면서도 아들 임찬형의 세세한 행동까지도 잘 파악하고 있는 섬세한 성격으로 귀감을 사고 있다. 다소 멀게 느껴졌던 배우 류진이 친근한 아빠의 면모를 보여주며 자연스럽게 물오른 예능감도 발산하는 중이다.
최근 새롭게 합류한 정웅인은 명품 악역 배우의 모습을 잠깐 내려놓고 ‘딸 바보’로 시청자들을 만나고 있다. 아이들의 기본적인 예절을 중요시 여기면서도 딸 정세윤의 재롱에 입꼬리가 마냥 올라가는 우리네 아빠 그대로다. 아이들과 함께 약수터에 다녀온 후 어디로 튈지 모르는 아이들에게 시달려 너덜너덜해진 정웅인의 표정은 시청자들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아이들을 사랑하지만 순간순간 울컥울컥 차오르는 짜증의 감정을 숨기지 못하는 친숙하고 귀여운 아빠인 것. 늦게 합류했지만 친화력으로 다른 아빠들과 쉽게 어울리는 모습도 호감을 사는 요인이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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