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차승원이 여장 연기를 위해 눈썹을 밀었다고 털어놨다.
차승원은 29일 오후 서울 롯데 건대입구에서 열린 영화 '하이힐'(장진 감독) 언론배급시사회 및 기자간담회에서 파격적인 여장 연기를 한 소감을 밝혔다.
극 중 차승원은 겉으로는 카리스마 넘치는 완벽한 남자이지만 내면에는 숨길 수 밖에 없는 여성성을 지닌 형사 지욱 열을 맡아 열연했다. 아픔과 슬픔, 분노를 오가는 ‘지욱’의 짙은 페이소스와 강렬한 액션에 포커싱 함으로써 기존의 느와르 장르와는 차별되는 섬세한 감성을 담아냈다.

차승원은 여장 연기에 대해 "나는 일단은 '견디자'였다. 서로 견뎌보자. '여장했을 때 남들이 나를 너무 어색하게는 보지 않겠지'란 혼자만의 믿음을 갖고 했다. 예전 여장을 했을 때와는 달랐을 것 같다. 이번 영화에서는 눈썹도 다 밀었다. 물론 분장으로 여자처럼 완벽하게 보이려고 한 건 아니지만, 감성적으로 지욱의 여성성을 잘 표현하고 싶었다"라고 전했다.
연출을 맡은 장진 감독은 "이상하게 촬영 스케줄이 꼬여서 남자 장면을 다 찍고 차승원 씨가 눈썹을 밀었다. 차승원 씨가 여장하고 나오기를 전 스태프들이 긴장하면서 기다렸다. '차승원 나타나도 웃지말자'라고 100여명의 스태프들이 약속했고, 정말 잘 견뎌줬다"라고 당시를 회상했다.
"처음에는 끔찍했다. 이런 마초같은 사람이 풀메이컵하고 옷까지 챙겨입고 나타났는데 이상했다. 하지만 카메라 앞에서 장면을 연기하니까, '뭐야 되겠는데?'란 생각이 들더라. 그 날의 기억이 강렬하다. 처음에는 되게 끔찍했다. 관객에게 실소가 나오겠다고 생각하고 CG가 필요하지 않나도 생각했는데, 연기를 하니까 다르더라"며 차승원의 배우로서의 능력을 높이 평했다.
'하이힐'은 누구에게도 말하지 못한 자신의 진짜 모습을 찾기로 결심한 순간 치명적인 사건에 휘말리게 된 강력계 형사 ‘지욱’의 돌이킬 수 없는 운명을 그린 영화. 장진 감독의 11번째 영화이자 충무로 데뷔 20년이 되는 해에 배우 차승원과 다시 의기투합해 새롭게 도전한 작품이라는 점에서도 의미가 있다. 6월 4일 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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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영래 기자 youngra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