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능'만큼 배우 차승원을 잘 설명해주는 수식어가 있을까. 차승원은 SBS 수목드라마 '너희들은 포위됐다'(이하 '너포위')에서 멜로, 진지, 코믹을 자유자재로 넘나들며 브라운관을 장악하고 있다.
극 중 차승원이 분한 서판석은 상처와 비밀이 많은 인물. 거기에 '레전드 형사'로서의 정의감과 의리도 가지고 있다. 즉 한마디로 설명하기 힘든 복잡한 캐릭터다. 그렇기에 차승원은 한 회 동안에도 여러 가지 성격의 서판석을 표현하고 있다.
지난 29일 방송된 8회분에서도 차승원 그리고 서판석의 변신은 자유자재였다. 그는 김사경(오윤아 분)과 멜로와코믹을 그려냈고, 은대구(이승기 분)와는 긴장감 가득한 대립을 보였다. 어수선(고아라 분) 앞에서는 '시크한 배려'로 TV 앞 여심을 설레게 만들었다.

특히 이날 방송에서는 사경과 판석의 러브라인이 눈에 띄는 발전을 보였다. 그는 전 부인인 사경과 또 한 번의 로맨스를 위해 그에게 처음 만났던 장소에서 만나자는 약속을 했다. 그러나 두 사람이 떠올리는 첫 만남은 달랐다. 결국 뒤늦게 사경을 찾아간 판석은 애절한 멜로로 사경을 울리고 웃겼다. 그 과정에서 사경을 미소짓게 한 몸개그도 잊지 않았다.
차승원은 이 장면에서 한 여자를 향한 순정을 가진 판석을 연기했다. 강한 형사였던 판석의 이면에 시청자들은 더욱 설레는 마음을 안고 브라운관으로 빠져들었다. 사경 앞에서의 슬랩스틱 코미디도 '역시 차승원'이라는 감탄을 자아냈다.
또한 차승원은 은대구로 분한 이승기와의 팽팽한 '투샷'을 만들어내기도 했다. 사경과 달달한 로맨스를 그렸던 그가 언제 그랬냐는 듯 변신해 극에 긴장감을 불어넣은 것. 판석을 향한 복수를 꿈꾸는 대구와 그런 대구의 정체를 의심하는 판석이 맞붙는 장면은 두 배우의 기분 좋은 기싸움으로 가득했다.
빼 놓을 수 없는 것은 또 있다. 바로 차승원의 케미. 그는 사경은 물론 수선과의 케미로 '만능'이 무엇인지를 잘 보여줬다. 사경 앞에서는 남자로, 수선 앞에서는 어른으로 각각 다른 그림의 판석을 그려내는 것 또한 차승원의 몫이었다.
이처럼 차승원은 '너포위'를 통해 시청자가 한 눈 팔지 못하도록 하는 다양한 매력을 보여주고 있다. 극 중 그가 연기하는 서판석의 별명이 '레전드 서판석'이듯, 차승원이 그려내는 '너포위', 서판석이 레전드가 될 수 있을지 기대를 모은다.
한편, '너포위'는 강남경찰서를 배경으로 한 청춘 성장 로맨스 수사물로 네 명의 1년 차 신입 형사들과 이들을 도맡게 된 최고의 수사관인 강력반 팀장의 이야기를 담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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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포위'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