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과천선’의 주인공 진짜 김명민은 어떤 사람일까. 기억상실증에 걸린 지 꽤 오랜 시간이 지난 지금, 그의 주변인들은 달라진 아들, 약혼자, 친구의 모습을 감지하며 의문을 드러내고 있다.
지난 29일 방송된 ‘개과천선’(극본 최희라 연출 박재범, 오현종)에서는 부쩍 달라진 김석주(김명민 분)의 모습을 감지하는 주변인들의 모습이 그려졌다.
이날 김석주의 오래된 절친 박상태(오정세 분)는 중요한 것을 자꾸 잊어버리는 김석주의 모습에 조금씩 의심을 하기 시작했다. 그는 "네가 내 결혼식 두 번 다 사회 본 것 기억하느냐?", "아니다. 두번째 결혼식에는 네가 출장 때문에 오지 못했다" 등 과거 이야기를 하며 김석주를 테스트했다.

이에 김석주는 제대로 기억을 하지 못했고, "일 끝나고 거기서 보자"는 박상태의 말에 얼버무리며 대답했다. 결국 늦은 시간 박상태를 만난 김석주는 자신의 기억상실증을 고백했다.
김석주의 사정을 다 알게 된 박상태는 그에게 "요즘들어 널 보면 생각보다 나쁘지 않다. 예전보다 자주 웃는다"라고 안도하는 한편 "네가 보는 나는 어떤 사람이었느냐?"고 묻는 김석주의 말에 "사람들은 너를 가리켜 좋아하기 힘들지만 믿을만한 사람이라 얘기한다. 믿는다는 것은 그들의 기대치를 채워주기 때문이지. 나도 너를 좋아하기도 하고 믿기도 하고, 가끔 신기하기도 하다"고 설명했다.
또 "너를 설명하는 의미의 단어는 개의치 않음이다. 너를 잘 알지못하는 누군가가 너에 대해 떠벌리고 다니면 너는 개의치 않아. 그게 너의 강점이자 약점이다"라고 이야기해줬다. 두 사람의 오랜 우정은 이로써 다시 한 번 증명됐다.
달라진 김석주의 모습에 반응하는 것은 박상태뿐만이 아니었다. 그와 결혼을 약속한 유정선(채정안 분) 역시 인간적으로 변한 김석주에게 조금 더 마음을 열었다. 유정선은 "우리가 사랑했던 사이인가"를 묻는 김석주에게 "결혼한 만큼의 감정은 있었을거다. 석주 씨 마음까지 내가 정확하게 알 수는 없다"라고 답했다. 유정선의 말에 김석주는 "확신을 못 줬다는 거군요. 내가 노력하겠다"라고 사려깊은 모습을 보였다.
유정선은 그런 김석주의 모습을 보며 과거 "결혼할만큼 날 사랑하느냐"라는 자신의 질문에 "결혼하면 생길거다. 필요한만큼"이란 차가운 대답을 들었던 기억을 떠올렸다. 자연히 달라진 김석주의 모습은 그의 마음을 흔들었다.
김석주의 아버지 김신일(최일화 분) 역시 한층 다정해진 아들의 모습을 지켜보고 있다. 그는 자주 병원을 찾아오며 갑자기 살뜰하게 변한 석주를 이상하게 생각했지만 내심 아들이 찾아올 때마다 기뻐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처럼 김석주의 달라진 모습은 조금씩 주변인들과의 관계에 변화를 주고 있다. 그 가운데 올라오는 것은 과연 어떤 사람이 진짜 김석주인가 하는 의문이다. 과거 냉혈한 김석주와 지금의 김석주는 완전히 다른 사람인 것인지, 혹 변호사 김석주와 자연인 김석주가 달랐던 것인지 명확히 알 수 없다. 시청자가 할 수 있는 것은 자신의 과거를 밝혀가는 김석주의 뒤를 따라가는 것이다. 때문에 '개과천선'에는 여전히 미스터리한 김석주의 정체를 알아가는 재미가 쏠쏠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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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과천선'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