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 최고 모범생' 한상훈, "내게 올해는 위기였다"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4.05.30 12: 58

"올해가 위기였다".
한화 내야수 한상훈(34)이 FA 최고 모범생으로 진가를 높이고 있다. 한상훈은 지난 29일 대전 NC전에서 주자일소 싹쓸이 2루타 포함 4타수 3안타 4타점 1볼넷으로 분전했다. 비록 한화는 NC에 대패를 당했지만 큰 점수차에서도 상대를 끈질기게 물고늘어지는 한상훈의 투혼이 단연 빛났다.
이날 뿐만이 아니다. 한상훈은 올해 36경기에서 타율 3할3푼3리 29안타 16타점을 기록하고 있다. 규정타석에 모자라지만, 볼넷도 14개를 얻어 출루율이 4할2푼6리. 득점권에서 4할8푼1리로 매우 강하고, 대타로도 4할 타율을 자랑한다. 유격수로 옮긴 수비는 두 말하면 입 아플 정도로 정평이 나있다.

한상훈은 지난해 FA 자격을 얻은 뒤 4년 총액 13억원에 한화와 재계약했다. 나름 쏠쏠한 대우였지만 FA 시장이 뜨거운 호황이 돼 상대적으로 주목받지 못했다. 하지만 시즌 뚜껑을 열어 보니 한상훈처럼 알짜배기 FA 선수도 없다. 가격 대비 성능에서 가장 효율적인 FA 계약자로 평가된다.
하지만 한상훈은 FA 모범생이라는 말에 고개를 가로젖는다. 그는 "내게 그런 말은 안어울리는 것 같다"며 "사실 내게 올해는 위기였다. 감독님께서 (송)광민이와 (김)회성이를 주전으로 점찍은 상황이라 내 자리가 없었다. 언제 기회가 올지 몰랐기에 나름대로 준비를 많이 했다. 어려움이 있었지만 생각보다 빨리 기회가 와 자리를 잡았다"고 말했다.
실제로 한상훈은 주전이 아닌 백업으로 시즌을 시작했다. 원래 자리였던 2루수는 국가대표 정근우가 영입돼 다른 곳으로 옮겨야 했지만 스프링캠프 때부터 김응룡 감독은 유격수 송광민, 3루수 김회성 카드를 사실상 낙점했다. 시즌 초반에도 이처럼 운용됐으나 송광민이 3루 수비에서 어려움을 겪으며 한상훈이 유격수로 나오는 빈도가 높아졌다. 한상훈은 수비 뿐만 아니라 타격에서도 맹타를 휘두르며 기어이 주전 자리를 꿰찼다.
이제는 타순도 2번으로 올라와 이용규와 강력한 테이블세터 구축했다. 안타 못지 않게 볼넷을 얻어내는 선구안이 강점이다. 이에 대해 한상훈은 "유리한 카운트에서는 치는 것보다 공을 조금 더 보려고 한다. 군입대 전만 해도 치려는 생각이 강했는데 몇 년 경험이 쌓이다 보니 타석에서 여유가 생기고 선구안이 되는 것 같다. 안타 뿐만 아니라 볼넷이라도 얻어 많이 출루해야 한다. 그게 2번타자의 역할"이라고 강조했다.
한화는 최근 4연패로 다시 수렁에 빠지고 있지만 한상훈은 팀이 살아날 것으로 믿고 있다. 그는 "2011년에는 지고 있어도 질 것 같지 않은 느낌이었다. 아직 그때 만큼은 아니지만 7점차 경기도 뒤집을 만큼 타선이 살아나고 있다. 좋은 분위기를 만들어가겠다"며 반등을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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