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심한 기복’ 조쉬 벨, 천국과 지옥을 오가다
OSEN 윤세호 기자
발행 2014.05.30 14: 11

조쉬 벨이 LG에 해답이 될 수 있을까?
LG 내야수 조쉬 벨(28)이 천국과 지옥을 오가고 있다. 조쉬 벨은 29일 잠실 삼성전 9회말 1사 만루서 끝내기 안타가 될 수 있는 정타를 날렸다. 배트와 공이 맞는 순간, 경기장에 있던 모든 사람들이 한호 혹은 탄식을 터뜨릴 정도로 완벽한 타구였다. 그러나 이 타구는 1루수 채태인의 글러브에 빨려 들어갔고, 채태인이 1루 베이스를 밟으며 더블플레이로 경기가 막을 내렸다.
리그 최고급 1루 수비력을 자랑하는 채태인이 아니었다면, 벨은 이날 자신의 손으로 승리의 종소리를 울렸을지도 모른다. 덧붙여 메이저리그 시절부터 자신을 괴롭혀온 만루 악몽에도 마침표를 찍었을 것이다. 이전까지 벨은 메이저리그와 한국프로야구 통합 만루시 14타수 무안타 가뭄에 빠져있었다. 결과적으로 15타수 무안타, 가뭄은 더 길어지고 있다.

아직 시즌 초지만, 지난 두 달 벨의 행보도 이와 상당히 흡사하다. 벨은 시즌 개막 후 4월까지 타율 3할1푼3리 8홈런 20타점 OPS .997을 기록했다. 3루 수비도 준수했기 때문에 LG 팀 성적과 무관하게 벨의 활약에 만점을 줘도 아깝지 않았다. 거포갈증을 해소해줬고, 정성훈의 1루 전환으로 생긴 핫코너 공백도 메웠다. 16년 만의 잠실홈런왕까지 기대하게 했다.
그러나 벨은 5월부터 완전히 다른 타자가 됐다. 29일 경기까지 20경기에 나선 가운데 타율 2할4푼3리 무홈런 13타점 OPS .615로 부진하다. 4월까지는 4번 혹은 3번 타순에 자리했으나 최근에는 6번까지 타순이 밀렸다. 몸쪽 대처능력이 떨어진 것을 모든 팀들이 파악하고 집중공략하면서 벨의 홈런포도 자취를 감췄다.
벨의 부진에 LG 양상문 감독은 ‘휴식’이란 처방을 내렸다. 양 감독은 지난 25일 인천 SK전을 앞두고 “벨은 앞으로 일주일에 1, 2경기 정도는 쉬게 해줄까 생각하고 있다. 체력 세이브하고 덕아웃에서 경기를 보는 게 좋지 않을까 싶다. 체력이 떨어지면 배트스피드도 떨어지게 되어있다. 관리해주는 주는 게 좋을 것이다”고 말했다. 벨은 최근 삼성과 주중 3연전 중 1, 2차전만 선발 출장, 3차전은 벤치를 지키다 경기 후반 투입됐다.
29일까지 LG는 16승 1무 29패 6주 넘게 최하위에 자리 중이다. 올 시즌 전임 감독의 자신사퇴와 약 20일의 공백, 새 감독 선출 등의 혼란을 겪었다. 그만큼 반등을 논할 수 있는 시간도 줄어들고 있다. 6월 6일부터 7월 10일까지 4일 휴식 없이 치러지는 30경기서 승수를 쌓지 못하면, 후반기는 승패와 거리를 둔 채 흘러갈 가능성이 높다.
벨의 운명도 이와 다르지 않다. 30경기서 4월 모습을 회복하지 못하면, 2015시즌 전력 제외 판정을 받을지도 모른다. 이병규(7번)와 정의윤이 상위 타순으로 올라오고 있고, 채은성과 백창수도 새얼굴로 떠오르고 있다. 벨이 환희의 종소리를 울릴 시간은 그리 많이 남아있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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