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인 공개한 '갑동이', 스릴러의 쫄깃함은 여전하다
OSEN 박현민 기자
발행 2014.05.30 22: 48

진짜 '갑동이'가 공개됐다. 특이한 점은 '진범'이 밝혀졌음에도 스릴러의 쫄깃함은 여전히 남았다는 것. 아니, 오히려 더 늘어난 분위기다. 'OO찾기'를 내세운 일련의 작품들이 'OO의 정체'를 마지막까지 꽁꽁 숨겨놨던 것과는 사뭇 다른 모양새다.
30일 방송된 tvN 금토드라마 '갑동이'(극본 권음미, 연출 조수원 신용휘) 13화의 이야기다. 이미 지난주 방송된 12화에서 15년전 일탄지역 부녀자연쇄강간살인을 저지른 '갑동이'가 일탄경찰서의 차도혁(정인기 분) 계장이라는 사실이 공개됐다. 총 20화로 구성된 수사물에서 범인의 정체를 12회만에 불쑥 예고없이 밝히는 것은 분명 이례적인 일.
시청자가 방송 후에도 '갑동이'의 존재에 의구심을 품자 제작진은 "차도혁 계장이 '갑동이'"라는 사실과 함께, "'갑동이'의 정체를 미리 공개하게 된 것은 드라마의 기획의도 때문이다. 갑동이로 밝혀진 차도혁의 숨겨진 악행들, 갑동이를 둘러싼 주인공들의 치유와 얽힘, 그리고 공소시효에 관한 이야기를 다루기 위해 갑동이의 정체를 일찍 공개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갑동이'의 공개는 극에 활력을 불어넣었다. '갑동이' 용의선상에 인물들이 수시로 오르내리며, 은밀하게 깔려진 복선의 조합과 추측을 반복하는 일에 시청자가 자칫 염증을 느낄 수 있는 무렵이었다. '갑동이'의 공개는 13회 만에 새로운 전개 방향을 제시했고, 구도를 재편했다.
인물들의 주변에서 그들의 움직임을 살피며 오랜 비밀을 묻으려는 차계장, 다양한 각도에서 '갑동이'를 시시각각 조여오는 하무염(윤상현 분), 오마리아(김민정 분), 양철곤(성동일 분)을 비롯해 '갑동이' 카피캣으로 살인을 저지른 죄로 철창신세를 지고 있는 류태오(이준 분)의 조력도 흥미요소로 떠올랐다.
제작진은 이런 구도가 모두 사전에 준비된 장치라는 설명이다. '갑동이'를 담당하는 CJ E&M 강희준 PD는 "처음 제작단계에서 생각했던 기획의도대로 작품이 진행되고 있다. 마지막까지 완성도 있는 스토리를 선보이겠다"고 남은 7회분에 대한 기대를 당부했다.
범인인 '갑동이' 공개라는 주요 포인트를 넘어선 이 드라마가 향후 주연들의 치유와 얽힘, 그리고 초창기부터 강조했던 공소시효에 대한 이야기를 향후 어떤 방식으로 풀어갈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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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N '갑동이' 화면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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