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박한별, 동그란 눈동자와 하얀 피부는 똑같았다. 그러나 상당히 짧아진 헤어스타일로 나타난 박한별은 TV 광고에서나 전작들에서 인형 같은 외모와 매끈한 몸매를 뽐내며 여성적인 매력을 발산했던 모습은 전혀 보이지 않았다.
박한별은 SBS 일일드라마 ‘잘 키운 딸 하나’(극본 윤영미, 연출 조영광)에서 남장여자 장하나 역을 맡아 열연했다. 장하나는 엄마와 언니들을 지키기 위해 다섯 살때부터 아들로 자란 종갓집의 넷째 딸.
장하나가 단순한 성별의 위장보다는 가족과 사회에서 아들의 역할을 해내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생존형 남장여자’ 캐릭터이기 때문에 거칠고 털털한 면모를 보여줘야 했다.

방송 전 박한별이 데뷔 후 처음 맡는 남장여자 역할을 잘 소화할 수 있을지에 대한 우려가 있었다. ‘잘 키운 딸 하나’를 통해 처음으로 남장여자 연기에 도전한 박한별의 모습은 방송 초반 낯설었다.
긴 헤어스타일을 고수해왔던 박한별은 머리카락을 싹뚝 자르고 숏커트에 도전한 것은 물론 저음의 목소리, 보이시한 의상을 입고 등장했다. 얼짱 출신인 박한별은 그동안 아름다운 외모에 여신 같은 자태를 선보였기 때문에 더욱 그러했다.
그러나 박한별은 서서히 장하나 역할에 동화됐고 장하나(박한별 분)가 여자로 태어나 정은성이라는 남자 행세를 하며 살아가야 하는지를 설득력 있게 표현하며 공감대를 높였다.
여자라는 사실이 밝혀진 후 배신감을 느낀 장판로(박인환 분)가 실망하는 모습을 보이자 지난날을 회상하고 오열하는 장면에서 리얼한 눈물연기가 시청자들의 눈길을 끌기도 했다. 가족을 지키기 위해 여자로서의 삶을 포기하고 살았던 장하나 역할에 몰입, 눈물을 쏟아내며 시청자들의 가슴을 뭉클하게 했다.
‘잘 키운 딸 하나’ 후 박한별은 마냥 예쁘기만 한 배우가 아니었다. 남장여자라는 캐릭터를 표현하면서 이미지 변신에 성공한 것은 물론 좀 더 입체적인 연기를 보여주며 연기력을 갖춘 배우로 성장, 앞으로 어떤 연기를 보여줄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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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키운 딸 하나’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