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는 왜 이런 예능 인재를 그동안 숨겨두고 있었을까. 배성재 아나운서의 예능감에 '정글의 법칙'이 즐거워졌다.
배성재는 지난 30일 오후 방송된 SBS 예능프로그램 '정글의 법칙 in 브라질'에서 그야말로 눈부신 활약을 펼쳤다. 굳이 웃기려고 노력하지 않아도 충분히 웃음이 터져나오는 이상적인 예능인의 모습을 보여준 것. 그의 허술하고 발랄한 매력에 험난한 아마존은 유쾌한 장소로 변했다.
이날 방송에서 배성재는 다른 병만족과 함께 어린 아나콘다를 직접 만져볼 기회를 가질 수 있었다. 그러나 정글과 도무지 맞지 않는 그는 아나콘다 앞에서도 그러했다. 배성재는 멤버들이 아나콘다를 들고 신비의 탄성을 내지를 때 멀찌감치 뒤로 물러서서 이를 바라보기만 했다. 이에 이민우가 "목에 걸어보라"고 제안했으나 그는 "목이 아프다"는 핑계로 모면했다. 또 배성재는 "꼬리는 귀엽다. 여기는 좀 만만하다"는 뒤늦은 허세를 선보였다.

그의 허당 활약기는 이게 끝이 아니었다. 배성재는 브라질의 전통 부족 따뚜유족과 만나 전통춤 까리수를 접했다. 멤버들은 능숙했다. 특히 댄스 가수인 이민우, 온유는 따뚜유족의 손을 잡고 까리수를 훌륭히 소화했다.
문제는 배성재였다. 알고 보니 그는 겁만 많았던 것이 아니라 춤을 잘 추지 못하는 몸치였다. 결국 그는 서툰 춤 실력으로 이를 따라하다 지쳐 기둥을 잡고 춤 추기를 거부했다. 배성재의 손을 억지로 잡아끄는 따뚜유족 파트너의 모습이 더욱 웃음을 자아냈다.
날 것 그대로의 허당기는 계속 이어졌다. 이번엔 살아있는 애벌레 먹방이었다. 배성재는 따뚜유족의 추천대로 살아있는 애벌레를 시식할 위기에 처했다. 평소 '벌레포비아'로 불리던 그에게 닥쳐온 최대의 위기였다.
멤버들은 오히려 즐기는 모습이었다. 봉태규는 "과일맛이 난다. 나쁘지 않다"고 평했고, 이민우는 "코코넛 맛이 난다"고 말했다. 온유와 예지원 또한 긍정적인 평가를 내놨다. 그러나 배성재는 멤버들의 재촉에 억지로 애벌레를 삼키더니 오만상을 썼다. 그리곤 제작진과의 인터뷰에서 "빨리 잊고 싶은 식감"이라고 털어놓으며 학을 뗐다.
이처럼 배성재는 전문 예능인을 능가하는 예능감을 보여주고 있다. 그의 웃음 포인트가 더욱 눈길을 끄는 것은 꾸미지 않았기 때문. 배성재는 진짜 자신의 모습을 거추장스러운 장막 없이 그대로 내보이면서 순수함과 허당기로 시청자를 웃음짓게 했다.
이번 브라질 편 방송 전 '정글의 법칙' 관계자는 "배성재가 히든카드"라며 "그로부터 웃음포인트가 많이 나올 것"이라고 귀띔한 바 있다. 이 관계자의 말처럼 배성재는 왜 이제야 예능에 등장한 건지 이해되지 않을 정도로 유쾌한 활약으로 안방극장을 흔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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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글의 법칙'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