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양상문 체제에선 ‘난공불락’ 넥센 넘을까
OSEN 윤세호 기자
발행 2014.05.31 06: 00

LG가 넥센에 또 졌다. 올 시즌 넥센전 성적 1승 5패, 2011시즌부터 시작된 넥센 징크스서 여전히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다.
LG 사령탑에 오른 후 처음으로 넥센과 맞붙은 양상문 감독은 이를 의식한 듯, 30일 경기서 선발투수 조기교체라는 초강수를 뒀다. 그러나 강수는 악수가 됐다. 불펜진이 경기 중반 대량실점하며 5-11로 고개를 숙였다.
LG에 있어 넥센은 그 어느 팀보다 껄끄러운 상대다. 넥센과 만날 때마다 묘하게 경기가 꼬이며 접전 끝에 지는 경우가 많다. LG 시절 2군 선수에 불과했던 박병호와 서건창이 넥센 이적 후 특급활약을 펼친다는 것도 가슴 깊은 곳을 쓰라리게 만든다.

특히 박병호는 넥센 유니폼을 입고 나서 LG가 그토록 바랐던 거포로 성장, 2년 연속 홈런왕과 MVP를 석권하고 있다. 2011시즌 중반 넥센과 트레이드로 박병호를 보냈을 당시, LG가 받았던 선수는 현재 단 한 명도 남아있지 않다. 박병호의 LG전 통산 기록은 타율 2할9푼9리 13홈런 47타점 OPS 1.002. 잘못된 선택이 숙적을 낳고 말았다.
구단이 마냥 가만히 있었던 것은 아니다. 많은 것을 시도했다. 두산이 잠실구장에서 모여 버스로 목동구장으로 가는 것과 다르게 LG는 목동 넥선 3연전마다 호텔 숙박을 한다. 보다 경기에 집중하기 위해서다. 박병호를 비롯한 넥센 타자에 대한 연구도 철저하다. 선발투수 조기교체는 물론, 선발투수의 불펜 투입과 같은 포스트시즌서나 볼 수 있는 모습도 유독 넥센전에서 많이 나왔다.
하지만 별 효과가 없다. 2011시즌 6승 12패 1무로 시작된 천적 관계가 2012시즌 6승 13패, 2013시즌 5승 11패로 이어지고 있다. 올 시즌은 이대로 가면 지난 3년보다 더 안 좋은 결과를 낼지도 모른다. 그야말로 특약처방이 필요하다. 양상문 체제가 막 시작된 지금 악순환을 끊는 게 최선책이다.  
비록 3연전 첫 경기를 내줬으나, LG는 이번 시리즈가 끝나면 4일 휴식에 임한다. 티포드-김영민, 우규민-밴헤켄의 선발투수 메치업이 펼쳐지는 가운데 LG는 넥센보다 적극적으로 마운드를 운용할 수 있다. 양 감독 역시 4일 휴식을 의식해 매일 선발투수 한 명을 엔트리서 제외하고 불펜투수를 넣고 있다.
티포드와 우규민 또한 LG 선발진에서 넥센을 상대로 가장 호투할 가능성이 높은 카드다. 티포드는 지난 25일 문학 SK전서 볼넷 7개로 무너진 것을 만회하기 위해 어느 때보다 신경 써서 불펜투구에 임했다. 꾸준히 스트라이크를 넣고 상대 타자의 작은 움직임에 흔들리지 않도록 타석에 타자를 세워두고 공을 던졌다.
우규민은 넥센을 상대로 나쁜 기억보다 좋은 기억이 많다. 당장 지난 10일 목동 넥센전서 6이닝 2실점으로 승리투수가 됐다. 지난해 넥센전 성적도 평균자책점 3.12로 상당하다. 우규민은 스스로 “큰 것 한 방을 노리는 타자가 비교적 상대하기 쉽다”고 말한다.
이대로 가면 LG의 2014시즌은 얼마 남지 않았다. 전반기가 끝날 때까지 극적 반등을 이루지 못하면, 후반기에는 순위와 무관한 경기만 하게 된다. 이번에도 넥센에 진다면, 후반기에 만날 넥센은 더 이기기 힘들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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