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도전', 역사가 스포..하지만 더 뜨거워진다
OSEN 최나영 기자
발행 2014.05.31 08: 57

KBS 1TV '정도전(극본 정현민, 연출 강병택 이재훈)'이 이제 또 다른 새 막을 열었다. 앞으로 극의 중심에 서고 주목해야 할 인물은 이방원(안재모)이다. 시청자들이 잘 알고 있는 역사 자체가 스포일러지만 김 새지 않는다. 탄탄한 대본 위 배우들이 그 만큼 좋은 연기를 보여주기 때문이다.
오늘(31일) 40회가 방송되는 '정도전'은 이제 단 10회만을 남겨놓은 상황이다. 단심가를 유언처럼 남겨두고 뜨거운 죽음을 맞이한 정몽주(임호)의 선죽교 사건을 필두로 이제 이방원과 대립하게 될 정도전(조재현)이다. 본격적으로 '정도전 VS 이방원' 구도가 그려지는 가운데, 그토록 염원하던 용상에 올랐지만, 이방원의 정몽주 제거에 분노했고 앞으로도 마냥 편할 수는 없는 이성계(유동근)의 모습도 주목된다.
1398년(태조 7) 8월 왕위 계승을 둘러싸고 일어난 왕자 간의 싸움 즉 '왕자의 난'이 어떻게 그려질 지도 호기심을 일으키는 바다. 이방원과 정몽주가 그 유명한 하여가와 단심가를 나누는 모습도 실망시키지 않았다는 반응을 얻은 '정도전'이다.

조선이 세워진 후, 개국공신들의 지위가 급격히 상승한 가운데 이방원 일당의 권력다툼이 일어난다. 지위가 크게 부상한 정도전에 비해 반대로 여타의 훈신, 왕실세력 및 무장세력은 정치의 핵심에서 소외되기 시작한다.
 
특히, 1398년 이후 이른바 진법훈련(陣法訓鍊)이 강화되자 왕자·종친, 기타 훈신 및 무장들이 가지고 있던 사병에 대한 통수권이 해체될 단계에 이르러 양파의 대립은 극에 달하였는데, 그 중에서도 이방원과 정도전의 대립은 가장 첨예햤다는 기록이다(한국민족문화대백과, 한국학중앙연구원).
개국공신에도 책봉되지 못하고, 세자 책봉 경쟁에서도 탈락한 이방원. 아버지를 위해, 그리고 대업을 위해 정몽주를 제거한 그의 인간적이고 격정적인 분노가 그려질 것으로 보인다.
이어진 역사책에 기록돼 있는 이방원의 정도전 급습 살해. 이어 정치적 살권을 잡는 이방원은 다시 제 2차 왕자의 난을 벌이게 된다. 앞으로 10회만을 남겨둔 '정도전'이 그릴 대략적인 이야기이다.
정도전은 혼란스러웠던 고려 말에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조선을 설계했지만, 결국 이방원에게 죽음을 맞이한 비운의 혁명가다. 더 좋은 세상을 만들기 위해 백성을 대변하는 정치가가 되려고 했지만, 결국 해결하지 못한 내부 문제는 새로운 세상에서도 해결되지 않았다.
드라마 '정도전'은 이런 여러 역사적 인물들에 비교적 고른 시선으로 그들의 삶을 입체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누군가는 정도전을 이상주의자였다고 평하고, 어떤 이는 이방원을 보고 행동파였다고 말하기도 한다. 드라마를 통해 현재 우리를 반추하고 성찰할 기회를 갖게 된다면, 그 보다 좋은 소통은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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