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분 좋은 투덜거림.'
케이블채널 tvN '꽃보다 할배' 속 할배들의 짐꾼으로 매력을 내뿜었던 배우 이서진이 또 한 번 예능에서 호감을 발산했다. 이번엔 홀로 사는 철없는 형 김광규를 향한 기분 좋은 투덜거림이다.
지난 30일 방송된 MBC 예능프로그램 '나 혼자 산다'(연출 최행호)에서는 이서진은 함께 드라마에 출연중인 김광규의 초대를 받아 그의 집을 방문했다. 류승수와 옥택연과 함께였지만, 김광규와 쉼 없이 투닥거리는 모습은 만담 듀엣을 보는 듯 한 착각을 불러일으켰다.

이서진 특유의 투덜거림은 방문 전부터 시작됐다. 삼겹살과 목살을 구분짓고, 파인애플 구매여부를 따지는 등 까다로운 입맛을 표출하며 '국민 투덜이'다운 면모를 내비친 것. 가장 늦게 김광규의 집에 도착했음에도 "집이 왜 이래. 왜 이렇게 지저분해" "제대로 된 옷도 없는데 무슨 옷방을 만들어놔"라며 시어머니 같은 '폭풍 잔소리'를 늘어놨다.
김광규는 이서진의 주문대로 얇은 삼겹살을 준비하고, 바닥이 아닌 소파 테이블에 신문을 깔고 고기를 굽는 모습을 보였지만, 성공 기원 건배사에서 "전세금이나 떼이지마"라는 이서진의 걱정섞인 투덜거림을 온몸을 맞아내야 했다.
두 남자가 이렇듯 거침없이 돌직구를 던지며 티격태격하는 건 영화 '공포택시' 덕분. 김광규와 이서진은 두 사람이 인연을 맺게 된 ‘공포 택시’를 언급하며 오디션에 줄줄이 낙방해 좌절했던 과거를 추억하고 공유했다. 그러나 이 순간마저도 이서진은 “이 형은 ‘나 혼자 산다’ 아니었으면 이렇게 되지도 않았다”며 김광규를 ‘나 혼자 산다’의 최대 수혜자로 지목해 웃음을 자아냈다.
화두가 결혼으로 옮겨졌지만 두 사람은 서로의 이성관과 전 여친을 언급하며 티격태격을 이어갔다. 하지만 이어진 인터뷰에서 두 사람은 앞에서 하지 않던 서로에 대한 칭찬을 이어가며, 훈훈함을 자아냈다.

김광규는 "이서진은 격이 없이 막말하고 거리낌 없다. 말은 툭툭하지만 뒤에서 챙겨주는 스타일이다. 마음씨가 따듯하게 훈훈하다"며 애정을 드러냈다. 특히 김광규는 "옷도 여러벌 챙겨줘 깜짝 놀랐다"며 이서진의 반전 매력을 극찬했다.
이서진은 그의 싱글 탈출을 진심으로 기원하며 "광규 형은 착하고 순수한 점이 좋지만 철이 없어서 걱정되는 부분이 있다"며 전세금까지 떼였던 김광규를 걱정했다. 그러면서도 이서진은 "오늘 집들이는 전혀 즐겁지 않았다. 전혀 집들이라고 생각이 안 든다. 이럴 바엔 밖에서 사먹는 게 낫다"고 마지막까지 툴툴거려 큰 웃음을 선사했다.
이날 보여준 이서진의 투덜거림은 상대가 나영석 PD에서 김광규로 바뀌었을 뿐, 앞서 tvN에서 출연했던 '꽃보다 할배'의 연장선상에 있었다. 두 곳 모두에서 이서진은 싫지 않은 투덜거림을 반복하며, 누구나 곁에 두고 싶은 특급 매력남의 진가를 제대로 발휘했다. 이서진의 기분 좋은 투덜거림을 앞으로도 볼 수 있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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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나 혼자 산다' 캡처(아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