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저께TV] 3부 시작 '정도전', 새 시대는 그냥 오지 않는다
OSEN 최나영 기자
발행 2014.06.01 08: 00

새 나라가 시작됐지만 또 다시 변화의 움직임이 감지된다. 이제 이성계의 나라에서 이방원의 세상이 들어닥칠 태세다. 그 세상은 역사가 기록했듯 고통 어린 피바다였기에 긴장감도 흐른다. 새로운 시대는 그냥 오지 않는다.
31일 방송된 KBS 1TV 대하사극 '정도전'(극본 정현민, 연출 강병택 이재훈) 41회에서는 세자 물망에 오른 이방원(안재모)이 이성계(유동근)의 8번째 아들 의안군 방석에게 밀려 충격을 받는 모습이 그려졌다. 개국 공신이었지만 정몽주(임호)를 죽였다는 이유로 아버지와 정도전(조재현)에게 싸늘한 시선을 받았던 이방원.
 

그는 정치적 야망이 컸던 인물인 것은 분명하지만, 드라마에서는 인간적인 고통도 함께 느낄 수 있다. 아버지를 위해 한 거사로 인해 아버지의 미움을 받고, 존경했던 숙부는 마음을 닫았으며, 믿었던 어머니는 자신을 배신했다. 
 
이성계는 신의왕후와의 사이에 방우, 방과, 방간, 방원 등 여섯 형제를 뒀고, 계비 신덕왕후와의 사이에 방번, 방석을 뒀다. 이성계는 맏아들 방우가 사라지자 신덕왕후 강씨(이일화) 조언에 따라 의안군 방석을 세자로 책봉하겠다 선언했다. 이 과정에는 강씨가 자신을 찾아와서 도와달라고 간청하는 이방원을 등지고, 이성계에게 달려가 "때묻지 않은 어린 왕자를 믿어달라"고 호소한 것이 컸다.
드라마의 마지막, 이방원은 "한 가지만 여쭙겠다. 세자는 방과 형님이 되는 것이냐"고 물었고 이성계는 "세자는 의안군 방석이다"고 대답했다. "아버님!"이란 이방원의 외마디 외침이 터져나왔다. 방석은 이성계는 8번째 아들이다.
드라마는 이제 1398년(태조 7) 8월에 일어난 제 1차 왕자의 난이라는 역사적 사건을 기다리고 있다. 이성계는 첫째부인 한씨 소생의 왕자들이 반발에도 불구하고, 총애하던 강씨 소생의 여덟째 아들 방석을 세자에 책봉했다. 이에 불만이 컸던 이방원은 1398년 8월 25일 사병을 동원하여 정도전 등 반대세력을 제거하고, 세자 방석과 그의 형 방번을 살해했다. 이 사건이 제1차 왕자의 난이다.
이날 후반부 등장해 또 한 번 존재감을 과시한, 죽은 이인임(박영규)의 정치적 수재자이자 당대 최고의 책사 하륜(이광기) 등 이방원의 심복들은 그를 세자로 책봉하려 했으나, 이방원은 오해를 방지하기 위해 영안 군 방과에게 세자의 자리를 넘겨줬다. 하지만 이후 정종이 된 방과가 적장자가 없자 세자의 지위를 놓고 방원과 방간은 또 다시 갈등에 싸이게 된다. 이에 1400년 1월 방원과 방간 사이에 무력충돌이 일어났고, 이 싸움은 방원의 승리로 끝이 났다. 이것이 제 2차 왕자의 난이다.
50회로 마치는 '정도전'은 이제 9회만을 남겨놓고 있다. 1부에서는 정도전이 이성계를 만나 대업의 꿈을 꾸며 혁명을 결의했고, 2부에서는 조선이 건국되는 과정이 그려졌다. 3부에서는 조선건국 후 정도전이 이방원의 손에 죽음을 맞는 '순교'의 과정이 펼쳐지게 된다.
3부에 들어선 '정도전'은 과감한 생략과 밀도있는 묘사가 공존한다는 평이다. 정도전이 구상하고 이방원이 건설한 국가에서 이제 이방원의 나라가 온다. 새로운 왕조의 구심점에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정도전 등에 의해서 견제됐던, 오늘날 해석이 다양한 인물. 후계자가 될 것이라고 생각했겠지만 좌절의 아픔을 안게된 인물. 하지만 그 좌절의 시간이 길지만은 않았다. 드라마 속 그 인물의 전개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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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도전'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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