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선수민 인턴기자] 롯데 자이언츠 내야수 정훈(27)이 리드오프로서 100% 출루에 맹타를 휘두르며 팀 승리를 이끌었다. 정훈이 점점 리드오프다운 모습을 갖추고 있다.
정훈은 31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2014 한국야쿠르트 세븐 프로야구’ 두산 베어스와의 경기에서 6타수 6안타 2타점 5득점의 맹활약으로 팀의 23-1 완승에 기여했다. 정훈은 개인 한 경기 최다 안타 기록과 함께 최다 득점을 세웠다. 롯데 타선은 이날 29안타로 프로야구 팀 최다 안타 신기록을 경신했다.
무엇보다 리드오프 정훈의 활약이 고무적이었다. 정훈은 롯데가 휴식기에 돌입하기 전인 23~25일 울산 KIA 타이거즈와의 3연전에서 1개의 안타도 기록하지 못하며 페이스가 떨어진 모습이었다. 하지만 휴식기 이후 정훈은 30일 잠실 두산과의 경기에서 2안타를 기록했다. 이날 롯데 타선이 때려낸 7개의 안타 중 2개가 정훈의 기록이었다. 다음날인 31일 경기에선 6개의 안타를 몰아치며 롯데 리드오프의 존재감을 과시했다. 정훈은 6개 안타 외에도 볼넷 1개를 얻어 총 7번 출루에 성공했다.

정훈은 이날 경기 후 인터뷰에서 “지금은 오로지 출루만 생각하고 있다. 안타도 좋지만 최대한 공을 많이 보려고 한다”고 말했다. 정훈은 실제로 지난해에 비해 출루율이 몰라보게 좋아졌다. 지난해 출루율이 3할2푼8리였지만 올 시즌 현재까지 출루율이 4할1푼8리에 달한다. 루이스 히메네스와 손아섭을 제외하면 팀 내에서 가장 높은 출루율이다. 두 선수가 중심 타선임을 감안하면 리드오프로 정훈만한 선수가 없어 보인다.
올 시즌을 시작하기 전 롯데의 가장 큰 고민은 리드오프 자리였다. 롯데에는 손아섭-히메네스가 버티고 있는 중심 타선이 있기에 리드오프의 성적에 따라 그 시너지 효과가 클 수밖에 없다. 하지만 시즌 초반 김문호, 이승화 등이 리드오프 자리에서 제 몫을 해주지 못했다. 김문호는 1번 타순에서 1할6푼7리(24타수 4안타), 이승화는 1할9푼6리(46타수 9안타)로 모두 저조한 모습이었다. 그러나 정훈은 현재 1번 타순으로 가장 많이 출장하며 3할1푼5리(111타수 35안타)로 활약 중이다.
문제는 꾸준함과 약점 보완이다. 현재 이어가고 있는 페이스를 시즌 끝까지 끌고 가는 것이 중요하다. 또한 공을 더 잘 볼 수 있는 능력이 필요하다. 정훈은 현재 볼넷/삼진 비율이 0.71로 이 부문 29위를 기록 중이다. 현재 타 팀 주요 리드오프의 볼넷/삼진 비율을 살펴보면 한화의 이용규는 2, LG의 박용택이 1.76, 넥센의 서건창이 1.54로 각각 1, 3, 4위를 마크하고 있다. 역시 정훈이 정상급 리드오프가 되기 위해선 선구안을 좀 더 기를 필요가 있다.
물론 정훈은 풀타임으로 첫 1번 타자 임무를 맡고 있다는 점에서 충분히 훌륭한 성적을 내고 있다. 하지만 정훈이 좀 더 꾸준한 활약을 보여준다면 롯데 타선의 타격 사이클도 한 번에 쉽게 가라앉진 않을 것이다. 정훈이 이날 6안타를 계기로 롯데 타선을 더 활발하게 이끌어갈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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