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센, 투수진 '기초'부터 전면 개혁 대공사
OSEN 고유라 기자
발행 2014.06.01 10: 08

염경엽 넥센 히어로즈 감독이 투수진을 기본부터 뜯어고친다.
넥센은 올 시즌을 앞두고 무엇보다 투수진에 공을 들였다. 지난해 팀은 창단 첫 포스트시즌 진출에 성공했으나 6~7월 들어 선발진이 단체로 붕괴되면서 8연패 등 힘든 시기를 겪었다. 넥센 코치진은 지난해 말 마무리 훈련 때부터 토종 선발 후보를 6명으로 늘리면서 투수들과 함께 구슬땀을 흘렸다.
그러나 올해는 더 상황이 좋지 않다. 시즌 초반 4월부터 오재영, 강윤구, 문성현 등이 선발 로테이션에서 낙마했다. 외국인 투수 브랜든 나이트는 한국을 떠나야 했다. 금민철, 하영민 등 '가뭄 속 단비'들이 아니었다면 4위라는 지금 성적도 유지하기 힘들었을 정도. 선발이 안정되지 않으면서 팀 평균자책점은 5.57(7위)까지 올랐다.

염 감독은 지난달 31일 목동 LG전을 앞두고 "최근 정말 많은 생각을 했다. 우리 선수들이 캠프 때 놀았다면 부진의 이유를 쉽게 찾을 수 있겠지만 누구보다 열심히 땀을 흘렸다. 시켜서도 아니고 스스로 아침 6시부터 일어나 웨이트를 하고 연습을 했다. 코치들과 함께 부진의 원인을 찾기 위해 많은 이야기를 나눴다"고 말했다.
넥센 코칭스태프의 결론은 선수들을 기본부터 바꾸자는 것. 염 감독은 "우리 팀은 지금까지 해왔던 대로만 열심히 해왔다. 투수인 기본인 제구보다는 아직 힘으로만 던지는 투수가 많다. 김영민, 강윤구 등은 적어도 5년을 노력했는데 더 안되고 있다. 지금까지 해왔던 모든 것을 버리고 기본 밸런스 잡는 것, 힘쓰는 방법 등 기초부터 다시 배우게 하자고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미 1군에서는 김영민, 강윤구, 김대우 등이 이강철 수석 겸 투수코치와 함께 경기 연습 전 미리 나와 '기초 재공사'에 들어갔다. 2군은 모든 선수들이 해당된다. 염 감독은 "시켜서 한다면 끌려가듯이 할텐데 우리의 의도를 잘 이해해준 선수들이 스스로 결정해 훈련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들에게 희망이 되는 선수는 바로 2년차 조상우. 조상우는 지난해 입단 당시 154km 강속구를 자랑했지만 던질 때마다 모자가 떨어질 정도로 불안정한 폼을 가지고 있었다. 염 감독은 지난해 1년간 조상우의 기본 밸런스 잡기에 공을 들였고 올해 조상우는 부상을 당하기 전까지 팀의 핵심 불펜으로 활약했다. 염 감독은 "조상우가 바로 조그마한 성공 케이스다. 뭐든 기본이 중요하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고 말했다.
염 감독 역시 이 '대공사'가 언제 끝날지는 장담할 수 없다. 하지만 지금처럼 손 놓고 점점 나빠지는 것보다는 노력이라도 해보는 것이 팀의 미래를 위해 낫다는 계산. 염 감독은 "사람은 쉽게 바뀌지 않는다. 지금 당장 경기에서 바뀐 폼을 활용할 수는 없겠지만 길게 보고 선수들을 기본부터 다시 가르칠 것"이라고 말했다. 넥센 투수들의 '무한도전' 결과는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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