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영명이 나오는 날에는 믿음을 주고 싶다".
한화는 최근 선발진 붕괴로 시즌 최다 6연패 수렁에 빠졌다. 그 와중에 희망을 주고 있는 투수가 있으니 바로 우완 안영명(30)이다. 안영명은 지난달 30일 대전 SK전에서 패전을 안았지만 6이닝 5피안타 5볼넷 1사구 3탈삼진 4실점을 비교적 호투했다. 최근 7경기에서 한화 투수가 5이닝 이상 던진 건 안영명의 2차례가 유일하다. 서서히 11승 투수의 부활 조짐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지난 2년간 공익근무를 마치고 돌아온 안영명은 올해 7경기에서 승리없이 2패에 평균자책점 6.35를 기록하고 있다. 기록 자체는 크게 돋보이지 않지만 선발 전환 후 4경기 중 3경기에서 5이닝 이상 던지고 있다. 투구 내용도 점점 좋아지고 이어 한화 선발진의 한 자리를 잡았다. 김응룡 감독도 "안영명이 잘 던지고 있다"며 희망 요소를 찾았다.

안영명은 "2년 넘게 공백기 있었다. 나름대로 준비를 많이 했지만 공백기를 무시할 수 없었다. 경기에 계속 나서며 좋은 공부가 되고 있고, 자신감도 붙고 있다"며 "아직 승리가 없지만 크게 신경쓰지 않으려 한다. 생각해봤자 도움될 게 없다"고 겸허하게 말했다.
그의 마지막 승리는 KIA시절이었던 2010년 8월27일 광주 SK전 구원승. 선발승은 2010년 4월3일 한화 유니폼을 입고 대전 삼성전에서 기록한 게 마지막이다. 2006~2008년 구원으로 활약한 그는 2009년 풀타임 선발로 11승을 올린 경험도 있다. "그때 풀타임 선발 경험이 지금 도움 되는 것 같다"는 게 안영명의 말이다.
안영명은 구속을 최고 144km까지 끌어올렸다. 과거 140km대 후반의 강속구를 뿌린 그는 더 이상 구위로 상대를 누르는 타입은 아니다. 오히려 좌우 코너워크와 공격적인 투구로 승부한다. 그는 "난 150km 이상 압도적인 강속구가 없다. 몸쪽 승부를 과감하게 던지려 한다. 강하게 던지는 것보다 포수가 요구하는 미트에 제구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이야기했다.
주무기 슬라이더 뿐만 아니라 새롭게 연마한 너클커브도 종종 섞어던진다. 그는 "1월달부터 던지기 시작했는데 아직 완전히 내 것이라고 보기 어렵지만, 꾸준히 연습하고 있다. 앞으로 더 많이 던질 것"이라고 했다. 과거 안영명은 강속구·슬라이더 조합의 '투피치' 투수였지만 이제는 다양한 공으로 승부할 수 있게 됐다. 특유의 피해가지 않는 공격적인 피칭도 변함이 없다.
그는 "정민철 코치님도 '올해는 안 다치고 1경기씩 좋아진다는 생각으로 해라. 내년에는 분명 더 좋은 성적을 낼 수 있다'고 장담하듯 말씀하셨다. 나 역시도 숫자에 큰 의미를 두지 않고 매경기 더 좋아지는 투구를 하고 싶다"며 "물론 올해 잘하지 않겠다는 말은 아니다. 안영명이 마운드에 오르는 날은 5회 이상 던지며 마음 편하게 할 수 있는 믿음을 주고 싶다. 나도 앞으로를 기대하고 있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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