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상문의 LG, 작지만 강한 새바람 분다
OSEN 윤세호 기자
발행 2014.06.01 06: 06

양상문 감독의 LG에 새바람이 불고 있다. 채은성과 같은 새얼굴 등장은 물론, 젊은 선수들이 팀 중심에 자리했다.
최근 타자들을 보면 채은성 오지환 이병규(7번) 정의윤이 돋보인다. 지난 5월 27일 프로 입단 5년 만에 1군 데뷔전을 치른 채은성은 12타수 6안타(타율 5할)를 기록, 퓨처스리그 4할 타자의 진가를 드러냈다. 오지환은 양 감독 데뷔전부터 2번 타순에 배치, 이후 타율 3할4리 OPS .961로 맹타를 휘두르고 있다. 이병규(7번)는 양 감독 체제 14경기 동안 타율 3할6푼2리 OPS 1.032로 LG서 가장 무서운 타자가 됐다. 정의윤 또한 양 감독이 사령탑이 오른 뒤 타율 3할2리 OPS .912로 시즌 타율 3할 진입을 눈앞에 뒀다. 
의도적인 리빌딩은 아니다. 양 감독이 2004년과 2005년 롯데 지휘봉을 잡았을 때 적극적인 리빌딩을 단행했던 것은 맞다. 하지만 양 감독은 LG 감독 취임식에서 “당시 롯데는 젊은 선수보다 잘하는 베테랑 선수가 없었다. 그래서 미래를 보고 경기를 했다. 이번 LG는 좀 다르다. 나는 야구 잘 하는 선수를 좋아한다. 나이에 상관없이 야구 잘 하는 선수를 기용해야 팬들도 납득한다. 철저하게 실력 위주로 기용하겠다”고 선언했다.

실제로 양 감독은 여전히 중요한 자리에 베테랑을 넣고 있다. 부임 첫 경기부터 박용택을 리드오프로 돌려놓았고, 이진영과 정성훈도 부상이나 체력관리 차원에서 제외하지 않는 한 클린업에 배치시킨다. 이병규(9번)가 부상 회복을 위해 엔트리서 제외됐고, 5월 극심한 부진에 빠진 조쉬 벨의 타순이 내려간 자리에 이병규(7번)와 정의윤이 들어갔다고 보는 게 맞다.
채은성의 경우도 그렇다. 전략적으로 1군에 올린 것은 아니었다. 이병규(9번)가 이탈하면서 자연스레 2군서 가장 잘 치고 있는 채은성이 콜업됐다. 채은성의 수비 포지션이 거의 매 경기 변경되고 있는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양 감독은 “일단 꾸준히 3루 훈련을 시키고 있다. 외야와 1루는 할 수 있으니까 3루수로 자리 잡게 할 생각이다”고 밝혔다.
마운드도 마찬가지다. 선발 로테이션은 그대로 놔뒀고 불펜도 틀은 유지했다. 단지 불펜서 정찬헌과 윤지웅의 비중을 높였다. 정찬헌은 필승조에 있고, 윤지웅은 이전까지 류택현과 이상열이 했던 리드시 원포인트 릴리프 역할을 한다. LG서 가장 빠른 공을 던지는 정찬헌은 주로 힘 대 힘으로 맞불을 놓을 때 등판한다. 이전 등판서 리그 최고 타자 박병호도 패스트볼로 이겨냈다. 윤지웅은 언젠가 변화를 줘야했던 LG 불펜 좌투라인의 새얼굴로 만들려고 한다.
양 감독은 지난 5월 31일 목동 넥센전서 9-5로 승리, 48일 만에 탈꼴찌를 이루면서 “오늘 순위 변동이 있었는데 이에 개의치 않고 앞으로 뚜벅뚜벅 걸어 나가겠다. 7·8월 되면 더 올라갈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흔히 체력적 부담이 최고조에 달하는 시기로 7·8월을 꼽는다. 선수층의 두께로 승부를 봐야하는 시점인데 양 감독은 바로 이 때 승부수를 던지려는 듯 보인다. 즉, 현재 젊은 선수들의 주요 보직 배치 역시 두터운 선수층·다양한 라인업을 위한 과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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