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구, 소리소문 없다가 내 터질 줄 알았지
OSEN 윤가이 기자
발행 2014.06.01 11: 05

배우 진구가 올해만 네 편의 개봉 영화에 모습을 비출 예정이다.
진구는 지난달 말 개봉한 영화 '표적'에 이어 오는 7월 '명량-회오리 바다'의 개봉을 앞두고 있으며 올겨울 개봉을 예정인 영화 '쎄시봉'을 촬영했고 최근엔 '연평해전 NLL'에도 캐스팅됐다. 부침을 겪고 다시 제작 재개한 '연평해전 NLL'이 연내 개봉의 꿈을 이룬다면 진구는 올해만 무려 네 편의 영화로 관객들을 만나게 된다.
잘나간다. '진구', 이름도 꽤 익숙하지만 영화팬들이라면 누구나 얼굴이 낯설지 않은 배우다. 특히 얼마 전엔 올 9월, 4살 연하의 일반인 여성과 결혼할 계획이 알려져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특히 그의 예비신부는 진구가 지난해 MBC '무한도전' 쓸친소 특집에 출연했을 당시 '짝사랑 중이다'라고 밝힌 그 상대라 더 관심이 집중됐다.

알고 보면 연기를 시작한 지 어느덧 10년이 넘은 배우다. 1980년생인 진구는 2003년 드라마 '올인'에서 이병헌의 아역을 연기하면서 연기 생활을 시작했다. 데뷔 당시 결코 적은 나이는 아니었지만 아역을 연기한 인연으로 이병헌의 소속사 BH엔터테인먼트와 인연을 맺었고 오랜 시간 한 둥지에서 쉬지 않고 부단히 연기했다.
다양한 영화와 드라마에서 크고 작은 역할을 연기했지만 그가 대중의 스포트라이트를 제대로 받기 시작한 작품은 뭐니 뭐니 해도 영화 '마더' 아닐까. 봉준호 감독이 연출한 이 작품에서 그는 주인공 윤도준(원빈 분)의 친구 진태로 등장했는데 어딘가 비밀스러우면서도 야비한 캐릭터로 긴장을 불어넣는 데 성공했다.
그리고 2012년 영화 '26년'에서는 주연으로 나서 흥행 스코어보단 평단과 관객들의 호평을 동시에 자아내며 연기파 배우로서의 타이틀을 확고히 했다.
뿐만 아니다. 상영 중인 '표적'에서는 오히려 류승룡 유준상 이진욱 등 쟁쟁한 남자 배우들 틈바구니에 '특별출연' 이름으로 함께 했는데 그 존재감이나 연기력에서 그들에 뒤짐이 없다는 극찬도 듣고 있다.
이 밖에도 '비열한 거리', '오직 그대만', '사랑 따윈 필요없어', '달콤한 인생', '식객' 등 돌아보면 우리 충무로 역사에 획을 그은 다양한 작품들에서 진구는 빠짐없이 발견된다. 그만큼 감독들이 믿고 쓰는 강렬한 카드란 방증이다.
차곡차곡 천천히 쌓아온 필모그래피가 이제야 그 진가를 발휘하는 것일까. 큰 공백 없이 활약해왔던 진구는 특히 올해만 네 편의 영화에 이름을 올리면서 무서운 기세를 떨치고 있다. 원톱 주연은 아니지만 그간의 캐릭터들과 비교해 어떤 것보다 비중 크고 무거운 역할들이다.
노력은 배신을 하지 않는다고 했나. 진구는 인기를 쫓거나 타이틀을 노리는 데 급급한 행보 대신에 우직하고 뚝심 있는 세월을 걸었다. 언젠가 한 드라마 출연 후 OSEN과 가진 인터뷰에서 그는 "그저 연기하고 있는 순간이 너무 행복하다. 현장에선 무조건 힘이 난다. 시청률도 인기도 중요치 않다"고 소신을 밝힌 바 있다. 그렇게 연기에 대한 애정과 열정만으로 요란하진 않아도 인상적인 족적을 남기더니, 결국 이렇게 뜨고야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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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26년', '비열한 거리' 스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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